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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공개매수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223억 '손절', 쓰라린 선택 왜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4-06-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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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공개매수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223억 '손절', 쓰라린 선택 왜
▲ 하이브(아래쪽)가 공개매수한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손절한 배경이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하이브가 큰 손해를 무릅쓰고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이런저런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웃돈을 주면서까지 주식을 매입했지만 최근 매입 평균단가보다 낮은 시세에 주식을 팔았다.

6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하이브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매도한 것과 관련해 투자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태도만 보이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공시 내용 이외에 말할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당초 하이브는 2023년 2월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4.8%를 주당 12만 원씩 4228억 원에 인수한 이후 경영권 확보를 위해 같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분을 15.78%까지 확대했다.

이후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참여하며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주당 15만 원에 공개매수하자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포기했다. 하이브는 카카오 공개매수에 참여해 보유지분 가운데 40%를 매각했다.

올해 3월에는 지분율이 소폭 늘어나기도 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와 맺었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계약에 따라 추가로 SM엔터테인먼트 주식 86만8948주를 매수해 지분율이 12.6%까지 늘었다. 풋옵션 가격은 1주당 12만 원이었다.

하이브는 결과적으로 3월31일 기준으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총 12.58% 보유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이어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하이브는 5월27일 이사회를 열고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1주당 9만531원씩 총 3.2%(75만5522주)를 시간외매도했다. 풋옵션에 따라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추가 취득한 지 2개월 만에 1주당 약 25% 낮은 가격에 판 것이다. 총 222억6천여만 원에 이르는 손해를 본 셈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가 사실상 무산된 데다 최근 국내 엔터산업 전반이 침체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부진하자 이를 빠르게 정리하기 위해 하이브가 '손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3월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장중 한 때 주당 16만1200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점차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대량 음반구매가 줄어든 영향 등이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실제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올해 3월 주당 7만 원까지 빠지면서 52주 최저가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그러다가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반등세를 보였던 것이 하이브에게는 '호재'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로서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이 이미 핵심 자산이 아닌 데다 주가가 최저가보다 일부 오른 만큼 지금이 매각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판단을 내려 현금을 확보했을 수 있다.
 
하이브 공개매수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223억 '손절', 쓰라린 선택 왜
▲ 하이브 사옥.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최근 석 달 동안 꾸준히 오르는 모습을 보이며 한 때 1주당 9만5천 원대까지 올랐다.

물론 하이브가 당장 현금이 급한 것은 아닌 만큼 올해 7월부터 주요주주와 관련한 공시 의무 등을 뼈대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점도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일부 처분한 이유로 거론된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은 원칙적으로 임원이나 주요주주에게 일정규모 이상의 지분거래에 대해 사전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임원 및 주요주주는 매매예정인 특정증권 등의 예상 거래가격과 수량, 거래기간 등을 거래기간 개시일 전 30일 이상 90일 이내에 보고해야 한다. 또 예정된 거래 개시일로부터 30일 안에 거래를 마무리해야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하이브로서는 SM엔터테인먼트가 단순 투자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주요주주로 남게 되면 한 달 전부터 미리 거래 시점 및 가격, 수량 등을 공개해야 된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 매매 계약을 다른 기관 투자자 등과 체결한다면 한 달 전에 공시하는 것이 상관 없지만 당장 현금이 필요하거나 주가가 고점이라고 판단될 때 등의 시점에서 바로 매도할 길이 없어지게 된 셈이다.

한 달 뒤에 주가를 예측할 수 없을뿐 아니라 매도 공시가 매각 시점에 이미 주가에 반영돼 더 낮은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명시된 주요주주는 의결권 주식 10% 이상을 소유하면서 임원 임면(임명 및 해임) 등 주요 경영사항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나 법인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주요주주로 남게되면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사이에 거래를 할 때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하이브는 이번에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일부 매도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율을 9%대로 낮추면서 주요주주 지정 요건을 벗어났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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