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철강산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 해상풍력 등 증가하고 있는 친환경산업 철강 수요를 잡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친환경산업 철강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
5일 기업경영분석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철강업계 영업이익은 7505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조1136억 원보다 약 32.6% 감소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국내 건설 경기 부진 등 글로벌 철강 수요 침체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세계 철강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4월 올해 철강 수요를 18억5400톤으로 예상했지만, 같은 해 10월에는 18억4900톤으로, 올해 4월에는 17억9300 톤으로 더 낮췄다.
또 중국 내수 수요 감소에 따라 중국 철강 업체들이 저가로 철강을 대량 해외 수출하면서 국내 철강 업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3년 중국산 철강재 국내 수입량은 873만 톤으로 2022년과 비교해 29.2% 늘었다. 올해 1분기 중국산 철강 국내 수입량도 228만 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57%를 차지했다.
현대제철도 불황 속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56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약 83% 감소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에도 회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강현 사장은 어려운 업황 속 지난 해 말 취임했다. 그는 전기차, 해상풍력 등 증가하고 있는 친환경 산업 분야의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판재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강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오는 3분기에 준공 예정이다.
▲ 현대제철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강판 공장을 올해 9월 조기가동한다. 사진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냉연강판. <현대제철> |
충남 당진 1후판 공장 열처리로 증설에도 나섰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운반선 등 친환경 연료선과 천연가스 저장탱크 수요 증대에 따른 고급 열처리재 후판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 2월 착공해 오는 4분기에 준공한다.
또 해상 풍력용 강재 개발과 해상풍력발전 건설 프로젝트 수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해상풍력 발전기 신규 설치 수요는 올해 17.4기가와트(GW)에서 2030년 54.2GW로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했다. 이에 따라 대형 후판 수요도 2024년 136만 톤에서 2030년 981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회사는 지난 2월 전남 영광 낙월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해 연내 후판 납품이 예정돼 있다. 또 유럽과 동아시아 주요 해상풍력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
서 사장은 지난 3월26일에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무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