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 9곳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탈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사들의 ‘탈퇴 도미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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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입술을 깨물고 있다. <뉴시스> |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경련을 탈퇴한 공기업 중에는 한전과 인천공항공사외에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서부발전, 에너지공단, 석유관리원,산업단지공단, 선박안전기술공단이 포함됐다.
이 공기업은 전경련이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최근 미르와 .K스포츠 설립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전경련에 탈퇴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공기업이 대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전경련에 회원사로 가입한 데 비판이 제기되자 2010년부터 탈퇴 의사를 밝혔지만 전경련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최근 탈퇴처리를 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이 빠지면서 전경련에 가입된 공기업 수는 19개에서 10개로 줄었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이 탈퇴 신청서를 이미 낸 데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도 탈퇴를 검토하고 있어 전경련에서 빠져 나오는 공기업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문화회관의 경우 상급기관인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이 SNS 등을 통해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고 있어 회원사로 남아있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경련에는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SK그룹,LG그룹 등 4대 그룹을 비롯해 600여개 기업과 기관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데 이들 회원사가 내는 연간 회비만 4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계 내부에서조차 전경련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회원사들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전경련 해체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전경련은 경제단체로서 순기능을 발휘하지 않고 정권이 시키는 일만 하는 대행업체로 전락했다”며 “전경련을 이대로 그냥 놔둘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전경련은 유통기한이 끝난, 하자 있는 제품”이라며 “전경련의 해체를 위해 당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의 국감 ‘모르쇠’ 발언과 관련해 “이 부회장은 시종일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이런 행위는 국기문란 행위로 스스로 현 정부의 하수인임을 자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더민주 의원은 ‘전경련의 자발적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조만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여야 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전경련 해산 촉구 결의안’에 공동발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심 대표는 “전경련은 최소한의 자정능력조차 상실했다고 판단된다”며 “더 이상의 퇴행과 사회적 해악을 막기 위해 조속히 자신해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