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6일 세종시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정부를 향해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김 사장은 16일 세종시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후의 수단으로 최소한의 전기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함을 정부 당국에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전은 그동안 전기요금 조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왔다”며 “하지만 한전의 노력만으로는 대규모 누적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덧붙였다.
한전이 재정적 위기에서 당장은 벗어난 듯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김 사장은 “올해 1분기 1조3천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지만 최근 중동 리스크에 따른 고유가와 1300원 후반대의 고환율로 재무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이미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 쓸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 시행했던 자회사 중간 배당이라는 창사 이래 특단의 대책도 더는 남아 있지 않다”며 “만약 전기요금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한 막대한 전력망 투자와 정전 및 고장 예방을 위한 필수 전력 설비 투자에 소요되는 재원 조달은 더 막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의 재정난에는 국가 경제를 위한 희생의 의미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 요인 상당 부분을 자체 흡수해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수행했다”며 “물가 인상과 가계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업 경쟁력을 지켜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알려진 영국에서의 원전 건설 참여와 관련해서는 논의 자체는 긍정하면서도 말을 아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영국에서 정부 당국 관계자 2명을 만났는데 영국 측에서 먼저 우리의 바라카 원전 건설을 높게 평가해 줬다”며 “대화 내용을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