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 가운데 시장예상을 웃돈 1분기 실적을 거둔 BNK금융도 충당금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다른 지방금융지주 부실채권 비율이 2022년부터 높아진 것과 달리 BNK금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유지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돼 격차가 좁혀지는 모습이다”고 바라봤다.
실제 지방금융은 올해 1분기에 충당금을 주요 시중은행 기반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NH)보다 더 많이 늘리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했다.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부동산PF 부실 영향에 충당금 전입액이 1분기 1년 전보다 44.5% 늘었고 BNK금융과 JB금융도 각각 32.7%와 17.5% 증가했다.
지방금융 대손비용이 늘어난 데는 부실채권 비율이 올해 들어 0.10%포인트 이상 크게 오른 영향이 있다.
JB금융 부실채권 비율은 3월 말 기준 1.00%로 지난해 말보다 0.14%포인트 올랐다. DGB금융은 1.30%로 0.13%포인트, BNK금융은 0.85%로 0.12%포인트 높아졌다.
5대 금융지주 부실채권 비율은 반면 지난해말보다 0.03~0.07%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농협금융 부실채권 비율은 0.56%로 오히려 0.01%포인트 낮아졌다.
▲ 금융지주 8곳 부실채권비율. <각 사 자료 취합>
지방금융은 지역경제와 부동산경기 침체 등의 영향을 받아 비은행계열사의 부동산PF 충당금이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은행이 기업금융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치며 지방은행의 영업기반도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은행과 전북은행이 1분기 핵심수익원인 이자이익 감소를 겪은 것이 대표적이다.
지방금융은 현재 각기 다른 생존전략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맏형’ BNK금융은 내실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내부통제를 강화해 지난해 3천억대 횡령사건 그림자를 지우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는 지주에 그룹재무 부문을 새로 만들고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외부 인사를 앉혀 핵심계열사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 BNK캐피탈의 재무관리를 도맡도록 했다.
DGB금융은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은행 중심의 외형 성장을 노리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비은행 계열사에 할당돼 있는 위험가중자산을 적극적으로 은행으로 재분배해 은행 성장을 노리겠다는 뜻을 내놨다.
JB금융은 핀테크와 손잡고 고객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핀다와 한패스, 웹캐시 등 국내 핀테크뿐 아니라 베트남 인피나와 오케이쎄 등 다양한 핀테크와 연합전선으로 고객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금융지주 충당금 부담은 앞으로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이 5월 안으로 부동산 PF정상화 방안을 내놓는 가운데 이에 따라 은행권의 자금투입 방안이 유력히 논의되고 있어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비은행 계열사의 추가 손실 인식 가능성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에 대한 은행권의 추가 자금 투입 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불확실성 확대 측면에서 투자자들에 우려 요인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