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진행해 여당과 야당 사이 협치의 첫발을 겨우 내딛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 운영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대표적 ‘친윤(친
윤석열) 인사’이자 총선 참패의 책임자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에 나서며 후보군들이 대부분 출마를 마다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으로서는 원내 지도부 구성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민의힘 안팎에 따르면 대표적 친윤 인사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단독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 민주당에서 이철규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을 두고 거부감이 강하다. 총선 민심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이철규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한다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에 이어 민의를 제대로 수용하려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어 “이철규 의원은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책임으로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했고 인재영입위원장을 하고 총선에서 또 참패했다”며 “이 상황에서 원내대표 출마설이 나오는 것은 총선 민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철규 의원을 향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게 흐르고 있다.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최근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두고 “국민께서 별로 흔쾌하지 않게 생각할 것이다”며 “친윤, 영남은 일단 한발 뒤로 물러서 백의종군하는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을에 출마했던 이재영 전 의원도 채널A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친윤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국민들은 반성하는 모습이 없다고 해석할 여지가 크다”며 “대통령을 잘 보좌하고 싶다는 생각이라면 이번에는 물러서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핵심 친윤 인사인 이 의원이 출마로 중진 김도읍 의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원내대표 후보군들이 현재까지 원내대표 출마를 고사하고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이철규 원내대표 카드를 밀어붙이지도, 대안을 마련하기도 힘든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조정훈 의원(왼쪽)과 함께 25일 영입인재 낙천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찬모임을 하기 위해 여의도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더구나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과 영수회담에서 국회를 중심으로 민생현안을 논의하자고 한 만큼 국민의힘으로서는 원내협상 사령탑으로 이철규 원내대표 카드를 뽑아들기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0일 서면브리핑에서 “전날 열린 영수회담은 국민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며 “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총선 민의에 대답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국민의힘으로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민주당과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여권 안팎에서는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 3선)이나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 3선)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다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당사자들은 당내 여론을 들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철규 의원은 2022년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후보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임명된 뒤 대통령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맡아 지속적으로 소통했다.
정권 초기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입각설이 돌 정도로
윤석열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
윤석열 국회의원들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의 총괄간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