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가 대만에서 내는 전기요금이 큰 폭으로 인상됐다. 그러나 이를 파운드리 단가에 반영해 실적에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SMC 반도체 생산공정 홍보용 사진. < TSMC > |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대부분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대만에서 지불해야 하는 전기료가 기존보다 25% 높아진다. 대만 정부의 전기요금 체계 조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TSMC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가격 협상력에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전기료 인상분을 반도체 위탁생산 단가에 반영해 실적에 받을 타격을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5일 “TSMC와 같은 대형 전력 소비기업이 4월1일부터 지불하게 되는 전기요금은 25% 인상돼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게 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대만 정부는 에너지 원가 상승 등 영향을 반영해 가정용 및 기업용 전기요금을 일제히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폭은 크지 않은 반면 기업용 및 산업용 요금은 크게 높아졌고 특히 사용량이 많은 상위 기업들에는 부담이 더욱 늘었다.
TSMC는 대만에 대부분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며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가장 높은 수준인 25%의 전기료 인상 대상으로 결정됐다.
2022년 기준 TSMC가 연간 사용한 전력량은 210억 kWh(킬로와트시)로 일반 가정 500만 가구의 한 해 전기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대만 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사업장의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기료 인상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TSMC가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강력한 가격 협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고객사에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3나노와 5나노 등 최신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률이 최고수준에 이르고 있는 만큼 파운드리 단가를 높여도 사업에 큰 지장을 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는 대만 전기요금 인상 및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부담을 낮춰야 한다”며 “위탁생산 가격을 높이면 올해 수익성에 받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TSMC가 애플에 이어 엔비디아와 AMD, 퀄컴, 미디어텍 등 대형 고객사의 반도체 파운드리 물량을 올해 대폭 늘리고 있는 점도 실적에 긍정적 요소로 꼽혔다.
웨이퍼(반도체 원판) 1장에 2만 달러 안팎으로 추정되는 3나노 파운드리가 TSMC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에서 올해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디지타임스는 “대만의 전기요금 인상은 TSMC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며 “기술력과 공급 능력, 가격 협상력 측면의 우위가 실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