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낸 삼성전자가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경계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본격 회복과 성장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를 되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일 경계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주주총회에서 2~3년 안으로 인텔에 내준 반도체 1위 기업의 지위를 되찾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주주들이 20일 오전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가 불황에 타격을 입어 경쟁업체인 인텔에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7.5% 줄어든 399억 달러(약 53조4천억 원)로, 487억 달러(약 65조2천억 원) 매출을 올린 인텔에 1위를 내주고 2위로 주저앉았다.
이에 대해 경 사장은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성장해 6300억 달러(약 843조7천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DS부문의 매출도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 D램을 활용한 128기가바이트(GB) 대용량 모듈을 개발하고 12단 적층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기반으로 HBM3(4세대 HBM)와 HBM3E(5세대 HBM)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경 사장은 “9세대 V낸드플래시와 HBM4(6세대 HBM) 등을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와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에서는 업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품의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차량용과 통신용 반도체에 쓰이는 특수공정 완성도를 향상하는 등 고객 포트폴리오도 확대한다.
경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신사업 전략도 전했다.
그는 “첨단 패키징 사업은 올해 2.5D 제품으로 1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증강현실(AR) 글래스를 위한 마이크로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2027년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을 대폭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 원을 투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우고,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BM 시장의 주도권을 경쟁업체에 내줬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와 지능형 반도체(PIM) 부문에서 고객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곧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