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4-02-07 16: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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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인도를 필두로 한 글로벌시장 공략 강화로 실적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업황 악화로 크게 부진한 실적을 냈다.
김미섭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인도 등 글로벌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실적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미래에셋증권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관련 자산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며 실적이 부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5510억 원, 순이익 2980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각각 38.8%, 57.8% 줄었다.
▲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은 올해 인도 사업을 확대하면서 실적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순이익이 반토막 넘게 줄었는데 시장 전망치(4669억 원)를 크게 밑돌며 실적 충격(어닝쇼크)으로 평가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전 세계적 상업용 오피스 공실률 증가 등에 따라 해외부동산 평가손실이 발생했고 국내에선 태영건설 등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와 관련해 4분기에 충당금을 대폭 적립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4분기에 태영건설을 포함한 부동산 PF 충당금으로 1천억 원대, 투자목적자산과 관련해 약 2천억 원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를 대표하는 증권사로 2020년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업황 부진에 발목을 잡히며 영업이익이 5천억 원대로 줄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4분기 부동산 관련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아둔 만큼 올해엔 부동산 자산 관련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해 4분기에 보수적 손실을 인식하며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한다”며 “올해엔 부동산 자산 관련 부담이 완화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부동산사업에서 입은 타격을 뒤로 한 채 올해 글로벌시장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 인도 셰어칸 증권사 지분을 전부 인수하면서 인도 내 8위권 증권사로 도약했다. 지난해 10월 대표에 취임한 ‘글로벌 전문가’ 김 부회장의 야심찬 한 수로 평가됐다.
인도는 미래에셋증권이 오랜 기간 공들여 닦아놓은 주요 해외 거점으로 꼽힌다.
인도는 지난해부터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주목을 받으며 증시가 크게 올랐고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기대감에 미래에셋증권뿐 아니라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인도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김 부회장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각자대표를 맡았던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줄곧 국내 금융사들의 인도 시장 진출을 강조하고 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올해 4월 이머징마켓 해외 거점으로 인도 사무소를 연다.
김 부회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인도시장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도 힘을 싣고 있다.
▲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하반기 인도 증시가 크게 상승했다. 사진은 뭄바이 증권거래소. <위키피디아>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인도법인 현지 연구원들이 출연해 소비재, 중형주, 레스토랑 등 각 담당 분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인도 투자 관련 특집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다.
특히 ‘인도 시장의 3가지 이슈’, ‘2024년 인도 투자전략’ 등 시장 전망을 개괄한 영상은 조회수가 2만 회를 넘기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기대감을 키우고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3개월에 걸친 자사주 매입이 끝난 뒤 다시 지난달 26일부터 4월25일까지 보통주 1천만 주와 우선주 50만 주 취득에 나섰다. 이달에는 자사주 소각과 장기 주주환원계획이 발표될 것으로도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신뢰감이 강해지면서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PBR(주가순자산배율)은 0.4배 수준으로 최근 국내증시의 주도 테마인 저 PBR주에 속한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전날 실적 발표 이후 한국투자증권(8500원->1만 원), 키움증권(7500원->1만 원), IBK투자증권(7600원->8700원), 다올투자증권(7천 원->8천 원), 하나증권(9천 원->9500원) 등 다수의 증권사가 미래에셋증권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