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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작 게임 프로젝트 잇따라 고배, 한국식 온라인게임 시대 저무나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4-01-30 14: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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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근 한국 게임기업의 대형 프로젝트가 중도 하차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무료플레이와 유료아이템 판매에 기반한 한국식 온라인게임 사업모델이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대작 게임 프로젝트 잇따라 고배, 한국식 온라인게임 시대 저무나
▲ 넥슨이 중세 대전게임 '워헤이븐'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4월5일자로 기대작인 워헤이븐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넥슨이 지난해 12월 '베일드 엑스퍼트'에 이어 워헤이븐까지 대형 프로젝트들을 잇따라 접기로 하면서 넥슨의 개발전략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워헤이븐은 중세 대전게임이다. 비슷한 장르로는 '시벌리'와 '모드하우' 등이 있다. 이 게임들은 실제 중세전장의 분위기 속에서 중세의 기사와 용병이 돼 피튀기는 전투를 체험해 보고싶어 하는 이 용자가 주 고객이다.

물리엔진과 상대의 심리를 잘 이용하면 검 한 자루를 들고 혼자서 여러 적을 베어넘기는 짜릿한 경험도 해볼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이용자층이 형성돼 있다. 장르 본가로 불리는 시벌리의 2021년 최신작은 200만 장 넘게 판매됐다.

이 장르는 사실적인 환경과 복식, 무기를 고증해야 하며 무기의 궤적과 타격을 판정하는 정교한 물리엔진이 중요해 적지 않은 개발비가 소요된다. 시벌리의 경우 개발비를 지원받기 위해 에픽스토어와 1년 독점 계약을 맺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고수들과 초보 사이 격차가 크다는 점이 진입장벽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시벌리를 상대적으로 캐주얼하게 바꾼 모드하우나 타 장르인 격투게임 요소를 접목한 포아너 등이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넥슨은 이 장르의 기존 특징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게임을 캐주얼화, 무료화해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개발비 회수가 수월한 유료아이템 판매 전략을 선택하지 않았다.

넥슨이 과거 1인칭슈팅게임(FPS)을 캐주얼하게 바꾼 서든어택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이용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서든어택과 같은 국민게임이 등장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기존 중세 대전게임의 코어팬은 물론 캐주얼 팬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화제가 되는 또 다른 사례로는 펄어비스의 '도깨비'가 있다.
 
국내 대작 게임 프로젝트 잇따라 고배, 한국식 온라인게임 시대 저무나
▲ 펄어비스가 2021년 공개한 '도깨비' 이미지.

도깨비는 게임 속 몬스터인 '도깨비'들을 조종하면서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이 최근 공전의 흥행을 거둔 일본 인디게임 '팰월드'와 비교가 되고 있다. 팰월드 역시 몬스터인 '팰'들을 조종해 세계를 탐험하는 게임인데 19일 출시돼 지금까지 800만 장 이상 판매됐다.

도깨비는 2021년 독일 게임스컴 행사에서 영상이 공개된 이후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K팝 포켓몬스터'라는 별칭도 얻었다. 도깨비 영상이 공개된 직후 펄어비스 주가가 26%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펄어비스는 차기작 붉은사막 개발에 개발역량을 집중하기로 하면서 도깨비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만약 2021년부터 도깨비가 개발됐다면 2년 뒤인 2023년에는 출시돼 팰월드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을 거라는 아쉬움 섞인 추측도 흘러나온다.

펄어비스 투자자들이 모인 주주 게시판에는 "지금이라도 팰월드를 따라 만들어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최초 게임기획 단계에서 이용자 수요를 파악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사업모델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기회를 놓친 사례라고 지적했다. 기존 무료 캐주얼게임이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운영해 온 시각으로는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게임시장에 적응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들이 취향이 다양해지고 또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일이 점점 쉽지 않아지고 있는게 사실이다"며 "앞으로는 트렌드에 맞고 코어한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을 빠르게 개발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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