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니아 유전은 중동 최초 해상 유전이자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전지대로 페르시아만 사우디아라비아 해역 약 70km 길이 경사면 1600m 깊이에 위치한다. 석유와 가스의 총 잉여 경제 회수 가능 매장량은 46억1400만 톤 규모로 파악된다.
사업비는 총 5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육상 인프라 일부를 건설하는 계약자 선정에서 현대건설이 간접 및 동력시설(O&U, offsite & utilities), 인도 L&T가 원유 분리 플랜트(GOSP, Gas and Oil Separation Plant) 설비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는 현대건설이 사파니아 가스전에서 36억 달러(4조6천억 원)에 이르는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대건설이 수주에 성공한다면 지난해 12월 사우디라아비아 자푸라가스전 2단계 확장공사 수주 이후 연달아 대규모 가스전 사업을 확보하는 셈이다. 자푸라 2단계 사업은 총 23억6천만 달러 규모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분 50%씩을 나눠 가졌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공사 수주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프로젝트 전체 규모는 45억 달러로 추정되며 각각 480만 톤/년 처리 능력을 갖춘 두 개의 처리 트레인을 통해 연 960만 톤의 액화천연가스가 수출된다.
현대건설은 이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를 수행한 미국 맥더모트(McDermott) 컨소시엄의 구성원으로 사이펨과 함께 참여해 프랑스 테크닙(Technip) 컨소시엄(일본 JGC 코퍼레이션, 아랍에미리트 NMDC에너지)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맥더모트가 이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를 수행한 만큼 수주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수주에 성공한다면 현대건설은 11억~15억 달러의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설계는 플랜트사업의 기초 설계와 견적을 설정하는 작업으로 플랜트 프로젝트 전체에 관한 이해와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분야로 꼽힌다. 또 사업의 초기단계부터 고객사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윤 사장은 지난해 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아랍에미리트 경제사절단에 동행했고 2월 천연가스 수출터미널사업 수주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며 직접 사업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현대건설의 입찰 결과가 이른 시간에 발표될 프로젝트로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OC)가 추진하는 사업이 꼽힌다.
KOC는 올해 1분기 안에 63억7천만 달러 규모의 입찰을 예정하고 있다. 10개 프로젝트로 각 프로젝트의 예산은 8천만 달러에서 11억 달러 사이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EF 2058(폐수 처리 확장 플랜트)의 사전자격심사(PQ)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해외 기업은 스페인 TR·중국 시노펙·이탈리아 사이펨·인도 L&T 등이 PQ를 통과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NEC(National EPC Campion) 수의계약으로 8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확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이밖에 현대건설의 해외수주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가스전(40억 달러), 네옴시티 트로제나 건축·토목(3억 달러), 델타JCT 프로젝트(50억 달러) 등이 있다.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앞줄 오른쪽)과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앞줄 왼쪽)가 2023년 10월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네옴전시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자푸라 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사업 계약 체결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영준 사장은 올해 위축된 국내시장보다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양질의 해외수주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
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민간투자 위축으로 국내 시장이 다소 정체되는 반면 해외시장은 고유가 영향으로 대형 플랜트 공사 발주가 확대될 것이다”며 “핵심 역량을 재정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사업 쪽으로 우리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우리의 노력에 따라 중동, 동남아뿐 아니라 유럽, 미국, 인도도 주력시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텃밭인 중동·동남아 시장에 더해 선진시장까지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사장이 해외수주에 방점을 찍은 만큼 2019년 이후 5년 만에 해외수주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2019년 1위 이후 2020년 2위, 2021년 3위, 2022년 4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23년에는 해외수주 69억4154만 달러를 거둬 2011년 110억6544만 달러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71억5251만 달러)에 근소한 차이로 뒤져 2위를 기록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