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소속 연구기관 등에서 미국 정부의 규제를 우회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엔비디아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A100' 이미지. <엔비디아>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 및 군사당국과 연관이 깊은 연구기관에서 미국의 규제 이후에도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사들여 기술 개발에 활용한 정황이 나타났다.
로이터는 15일 “중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인공지능 연구소 등이 지난해 미국의 수출금지 대상에 포함된 엔비디아 반도체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9월부터 엔비디아와 AMD 등 기업이 고사양 인공지능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이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확보해 군사무기 및 첨단 기술 개발에 활용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다.
그러나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약 10여 개의 중국 기관에서 H100과 A100 등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이들 기관이 어떤 경로를 통해 엔비디아 제품을 사들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미국이 중국의 인공지능 반도체 확보를 완전히 차단하는 일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고객사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제3자에 제품을 판매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기관들이 엔비디아에서 직접 반도체를 사들인 것이 아니라 다른 해외 고객사를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를 우회적으로 구매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로이터는 챗GPT와 같은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약 3만 개의 A100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의 분석을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이 몇 대만 있어도 기존에 개발하던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는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칭화대학교 연구소는 미국 정부의 규제 이후에도 약 80대의 A100 반도체를 확보해 기술 연구개발에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한 기관은 10월에 A100 3대, 올해 1월에 H100 1대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까지도 우회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