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2024-01-10 15: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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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응천·김종민·이원욱 '원칙과상식' 의원들이 10일 국회 소통관 백브리핑 장소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비명계 의원 세 사람이 더불어민주당의 품을 떠났다.
이들은 탈당 후 창당을 예고했지만 연대·연합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을 비롯한 제3지대 연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인다.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오늘 민주당을 떠나 더 큰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진다”며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득권 양당제의 본체로 규정하고 반기득권 정당을 창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 신당 세력들을 향해 '개혁대연합'을 제안하며 제3지대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종민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이준석 신당에서부터 정의당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준석 신당만이 아니고 국민의힘·정의당의 개별 의원까지 포함해서 저희가 굉장히 폭넓게 문이 열려 있다”며 “그 속에서 어떻게 화학적 결합을 만들어 갈 것인가라고 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득권 정치에 반대하는 세력을 결집하겠다는 것이 저희의 기본적인 방향”이라며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국 정치판을 바꾸겠다는 각오가 돼 있어야지 옛 정치를 이어서 새로 하겠다는 분들은 같이 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나타냈다.
김 의원은 “빨간 당, 파란 당을 나눠서 이렇게 하는거 그만하자는 것이 민심”이라며 “우리가 그런 미래를 향해서 새롭게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낙연 신당 합류를 두고는 창당이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사전에 대화를 나눈 바는 없다”면서도 “이낙연 전 대표는 우리가 새로운 정치를 제안하면 같이 동참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전 대표는 9일 조 의원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는 정치인”이라며 “향후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서 기꺼이 조 의원의 지도를 받기로 결심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의 신당 합류와 관련해 “협력하게 될 것”이라며 “간간이 알려줄 때가 있었다”고 이들과 소통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렸다.
이날 탈당한 의원들이 신당을 창당하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에 이어 4번째로 많은 현역의원을 보유하게 된다. 이낙연 신당과 손잡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지만 현역 의원이 필요한 이준석 신당 등과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의원 세 명과 새로운선택에 합류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양향자 대표에 현역 의원이 추가로 합류하면 총선에서 정의당을 따돌리고 기호 3번을 배정받게 된다.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10일 총선 2호 공약인 교육 관련 공약을 발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칙과상식 구성원과 대화의 문을 충분히 열어놓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원칙과상식 의원들은 이 대표가 사퇴나 통합 비대위 출범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점을 결정적 탈당 사유로 제시했으나 민주당 내민주당 내 공천 갈등이 이들의 탈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많다. 현재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 곳곳에 친명(친이재명)계 비례대표 의원이나 원외 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의 각종 부적격 판정을 보면 검증하는 사람이 자기 지역에 오는 사람을 계속 그렇게 (부적격 판정) 하는 게 시스템 (공천)이냐”고 지적했다.
▲ 조응천 의원이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 의원은 “(이 대표가) 3총리와 통합을 얘기하는 중에도 공관위를 구성했다”며 '‘이재명 중심으로 단합하는 통합 외에는 길이 없다’는 선언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들 의원들은 지역구 출마에 대해선 창당과 새로운 인물이 먼저라며 선거전략 등을 추후 구상 뒤 공개하겠다고 했다.
원칙과상식은 이들을 포함해 윤영찬 의원까지 4명으로 구성돼 있으나 윤 의원은 이날 아침 돌연 민주당 잔류를 선언해 3명만이 새로운 시작을 알리게 됐다.
윤 의원의 잔류 배경 역시 공천과 관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구 경쟁 상대로 지목됐던 친이재명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롱성 발언에 윤리감찰이 진행되면서 윤 의원에게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윤영찬 의원 잔류 선언을 두고 “당혹스럽고 상당히 안타깝다”고 말하면서도 큰 흐름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현근택 변호사 관련 문제를 물어보시는데 윤 의원이 (잔류) 고민이 있었던 건 그 보도가 나오기 전”이라면서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탈당한 세 의원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비판이 제기됐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들을 두고 ‘갈치정치’라고 비난했다. 안 의원은 “당 내부에서 동료 정치인을 비판하고 욕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넓히는 정치는 갈치정치"라며 “갈치는 갈치 동료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박쥐정치보다 더 비열하다”고 말했다.
친명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아무런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며 “평소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정에 침묵하며 오직 이재명 대표 비판에만 열중한 자들”이라고 이들을 폄하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가치나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이낙연과 탈당파들의 관심사는 오직 권력과 공천뿐”이라며 “최근 벌어진 상황으로 급하게 꼬리를 내린 윤영찬 의원만 봐도 그들의 의도는 투명하리만큼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원칙과상식 의원들의 탈당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그동안 지도부 안에서 중재역할을 해왔던 저로서는 아쉬움이 크다”며 “다른 목소리도 품는 민주당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능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