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3-12-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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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 CES 2024에 대거 참가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내년 1월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 CES 2024에 대거 참가해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들을 선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전통적 완성차 업체에서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2019년 10월엔 현대차 본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현대차의 미래 사업 비중이 자동차 50%, 도심항공모빌리티(UAM) 30%, 로보틱스 20%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런 구상에 발맞춰 차세대 모빌리티 구상을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등으로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31일 비즈니스포스트는 현대차그룹의 각 미래 사업 주체들이 CES 2024에서 공개할 미래 모빌리티 기술들의 면면을 미리 살펴봤다.
◆ 기아 5년 만에 CES 참가해 PBV 콘셉트카 최초 공개, 미래 비전도 발표
기아는 2019년 이후 5년 만에 '준비된 기아가 보여줄,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All Set for Every Inspiration)'를 주제로 CES에 참가한다.
2021년 기아 로고를 변경하는 '브랜드 리런치'를 단행한 뒤 처음 참가하는 행사인 만큼 핵심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비전과 비즈니스 전략을 집중적으로 알릴 계획을 세웠다.
▲ 기아 PBV 풀라인업 구축 계획. <기아>
PBV는 기존 운전자 중심의 자동차 개념을 넘어 사용 목적에 초점을 둔 간결한 구조의 이동 수단을 말한다. PBV는 차체를 움직이는 하부와 사람 또는 사물을 위한 상부로 나뉘어 상부 설계에 따라 다양하게 용도를 바꿀 수 있다. 유통차량뿐 아니라 카페, 식당, 병원, 숙박, 레저 등의 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기아는 CES 2024 전시 기간인 1월9~12일 중형 PBV 콘셉트카 3대, 대형 PBV 콘셉트카 1대, 소형 PBV 콘셉트카 1대 등 다양한 PBV 라인업을 최초로 선보이고 PBV의 단계별 로드맵과 전략을 소개한다.
기아는 지난 4월 기아 화성 오토랜드에서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해당 공장에서 처음 생산되는 기아 PBV라인업의 최초 모델 SW(프로젝트명)은 중형급으로 개발된다. 중형 PBV는 라이드 헤일링(호출형 차량 공유),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 소형 카고밴 등 다양한 운행 목적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이다.
기아는 중형 PBV를 도입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반 물류, 신선식품 배송, 다인승 셔틀, 이동식 오피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PBV와 소량의 음식이나 생활용품 등의 무인 자율주행 배송에 쓰이는 소형 PBV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2030년 글로벌 PBV 1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는 CES 2024에 실물 PBV 콘셉트카와 함께 보다 구체화한 로드맵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의 PBV 모빌리티 전략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2024년 1월8일 오후 3시(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기아 CES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개된다.
◆ '수소' '소프트웨어'에 CES 2024 방점 찍은 현대차, '수소 툴박스' 구체적 전략 최초 공개
2023년 CES를 건너 뛴 현대차는 CES 2024에 참가해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미래 비전을 선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21일 CES 2024 참가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며 모빌리티의 '이동' 측면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인간 중심'적 삶의 혁신으로 일상을 바꾸는 현대차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겠다고 예고했다.
▲ 현대차 CES 2024 참가 티저 이미지. <현대차>
특히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발표할 미래 비전에 그룹사 가치사슬(밸류 체인)을 기반으로 완성될 수소 에너지 생태계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대전환이 세상에 불러올 인간 중심적 삶의 혁신 가치와 미래 청사진을 담았다고 한다.
앞서 현대차는 6월 '현대 모터 웨이'에서 수소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목표로 현대차그룹의 여러 주체들이 협업하는 '수소사업 툴박스'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소사업 툴박스는 수소 생산부터 공급망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그린 스틸(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수소에너지를 사용해 만든 철강) 등 친환경 부품 적용,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물류 시스템 도입, 수소전기차(FCEV) 판매를 아우르는 생애주기 전체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된 수소사업 모델을 말한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 완공될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전용공장(HMGMA)에 수소사업 툴박스를 적용할 계획을 세워뒀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 수소 사업 비전과 전략을 CES 2024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것이다.
또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사람, 모빌리티, 데이터, 도시를 연결해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전략도 소개한다.
먼저 수소 에너지 생태계 혁신 및 소프트웨어 대전환 관련 실증 기술들을 반영한 전시물을 일반에 선보인다. 퍼스널 모빌리티부터 공공 모빌리티, 물류에 이르기까지 인간 중심적 비전을 구현한 다양한 미래 기술들도 함께 전시한다.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가장 앞선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올해로 예정됐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양산 시점을 3년 뒤로 연기하는 등 최근 관련 투자 일정에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소개할 현대차의 수소솔루션이 다시금 수소 사업에 고삐를 죄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수소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현대차의 미래 비전 및 주요 실증 기술에 관한 상세 내용은 2024년 1월8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현대차 CES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발표된다.
◆ 현대모비스 CES 2024서 미래모빌리티 혁신 기술 쏟아낸다, 고객사 영업에 초점
현대모비스는 CES 2024에서 당장 양산 적용이 가능한 20종의 모빌리티 신기술을 공개하고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 초점을 맞춘다.
행사장엔 현대모비스의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와 '스위블(가변형) 디스플레이' 등 첨단 선행 디스플레이 기술이 총출동하는데 특히 CES 2024에서 차량용 '투명 디스플레이'가 최초로 공개된다.
▲ 현대모비스가 CES 2024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투명 디스플레이. <현대모비스>
투명 디스플레이는 홀로그램 광학소자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투명 패널에 선명한 영상을 투사하면서도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더 큰 개방감을 제공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차량 전면 유리에 확대 적용할 수 있어 운전자가 시선을 거의 이동하지 않고도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앞으로 양산 적용되면 기존과 다른 형태의 디스플레이 솔루션인 만큼 차량 디자인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관련 수요도 큰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서 22kW(킬로와트) ICCU(통합 충전 제어 모듈)도 소개한다.
ICCU는 전기차 충전과 구동의 핵심으로 직류 교류 충전장치와 통신 장비 등을 통합한 전력변환 시스템이다. 출력이 높을수록 충전 속도와 효율이 개선되는데 동일한 스펙의 전기차에 22kW급 ICCU를 탑재하면 11kW급과 비교해 충전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된다.
아울러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을 적용한 '미래 모빌리티 실증차'도 처음 공개한다. 기존에 눈으로만 보던 전시와 달리 바퀴를 90도로 접어 게처럼 옆으로 움직이는 '크랩 주행'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았던 e코너시스템 등을 적용한 차량에 직접 탑승해 시연도 할수 있도록 기획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핵심 부품 기술력과 상품성을 강조하는 공격적 영업 활동을 펼쳐 CES 2024에서 신규 수주 창출을 극대화할 계획을 세웠다.
◆ 슈퍼널 UAM 실물 모형 최초로 선봬, 포티투닷은 SDV 비전 제시
현대차그룹의 미국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회사 슈퍼널은 이번 CES에 처음으로 참가해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 전략을 제시한다.
AAM은 UAM에서 더 나아가 RAM(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UAM이 도심 내 운행되는 수직이착륙 기체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면 RAM은 주요 도시·지역 거점 간 이동을 위한 친환경 기체 개발 영역을 뜻한다.
▲ 슈퍼널이 CES2024에서 공개하는 신형 UAM 기체 디자인 일부. <현대차그룹>
슈퍼널은 이번 CES에서 발표할 AAM 전략에 기체 운영을 비롯해 UAM의 공항 역할을 하는 버티포트 등 AAM 생태계 전반에서 슈퍼널과 현대차그룹이 담당하고자 하는 역할과 관련한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특히 슈퍼널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UAM 기체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하고 실제 크기의 모형을 전시할 계획을 세웠다.
슈퍼널은 작년 7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UAM 내장 콘셉트 모델을 공개한 바 있지만 실물 모형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CES 2024 전시기간 동안 행사장 외부에 버티포트 모방한 별도 전시장을 차리고 관람객들이 실제 UAM 타는 것처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슈퍼널의 AAM 전략 발표와 신형 UAM 기체 디자인 공개는 2024년 1월9일(현지시각) 슈퍼널 전시장에서 열리는 '슈퍼널 CES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진행된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인 포티투닷도 이번 CES에 처음으로 참가해 현대차 부스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최적화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SDV 방향성과 내재화 개발 중인 실증 기술을 공개한다.
포티투닷은 이번 전시에서 자동차를 'AI 머신'(스스로 배우고 개선하는 기계'으로 재정의한다. 자동차가 기계에 머물지 않고 사용자의 상황을 이해해 필요한 행동을 스스로 취하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포티투닷은 부스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고 이를 각자 빠르게 개발해 연구 개발 속도를 극대화하고 이들을 조율하는 SDV OS(운영체제) 솔루션을 선보인다. 포티투닷은 이렇게 구축된 SDV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차량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고도화하는 것으로 현대차 SDV의 지향점을 구체화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과 미국 앱티브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과 현대차그룹의 인재 플랫폼 제로원도 CES 2024에 참가해 전시물을 공개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