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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공백 길어져, 물류 경쟁에 IPO까지 적임자 찾기 난망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3-12-28 16: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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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달 초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를 맡을 ‘물류전문가’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재무역량까지 두루 갖춘 적임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공백 길어져, 물류 경쟁에 IPO까지 적임자 찾기 난망
▲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대표이사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아직 새로운 대표이사를 내정하지 않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달 초 박찬복 전 대표이사가 물러난 뒤로 현재 김공수 글로벌사업본부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대표이사 선임이 길어지면서 물류 인프라 투자와 기업공개 등 내년도 현안에 대한 추진력이 약해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외부에서 ‘물류전문가’를 물색하고 있지만 재무 역량까지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올해 11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관건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기업가치를 1조5천억 원 이상 인정받느냐 여부다.

최대주주인 롯데지주는 사모펀드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이하 ‘메디치’)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공개와 관련해 지분매입 혹은 차액보상 의무가 있다. 

메디치는 2017년 약 2800억 원을 들여 롯데글로벌로지스의 2대 주주에 올랐다. 2022년 말 기준 지분율은 21.87%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하지 않는다면 메디치는 보유지분을 롯데지주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2024년 4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풋옵션이 행사된다면 지분 매입에 필요한 금액은 약 3500억 원 안팎이다.

또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하더라도 실제 공모가가 풋옵션 행사가격보다 낮다면 차액을 보전해줘야 한다. 

롯데지주로서도 당장 내년 수천억 원의 지출이 부담스럽다. 

롯데지주는 3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보유현금 규모가 8694억 원이다. 메디치의 풋옵션 행사가 유동성 위험으로 번질 우려는 없다. 다만 롯데지주의 자체 유동성은 단기 자금소요에 비해 빠듯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일 “롯데지주가 향후 1년동안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원천은 1조 원 안팎이다”며 “단기성 차입금, 자본적 지출, 배당금, 이자비용, 자회사 증자대금 등 2조5천억 원의 자금소요를 충당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기업가치 1조5천억 원을 인정받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2022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기업가치 1조5천억 원을 인정받으려면 주가수익비율(PER)을 50배 이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같은 기간 CJ대한통운의 주가수익비율 11.8배, 한진의 주가수익비율 6.6배와 비교해보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2대주주의 투자금 회수가 아니더라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공개는 재무여력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다.

박종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여주의류통합센터, 서브터미널 및 집배센터 구축 등 사업기반 강화를 위한 투자계획을 감안하면 향후 기업공개에 따른 자금유입이 재무여력 확보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공개와 물류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해낼 적임자를 찾는 일이 늦어지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국내 물류시장은 쿠팡의 제3자물류(3PL) 사업 확대와 글로벌 이커머스 해외직구의 증가로 2024년 큰 변화가 예고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공백 길어져, 물류 경쟁에 IPO까지 적임자 찾기 난망
▲ 국내 물류시장은 쿠팡의 제3자물류 사업 확대, 글로벌 이커머스 해외직구 증가로 2024년 큰 변화가 예고됐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풀필먼트 시장은 쿠팡과 CJ대한통운이 주도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 설비면적을 약 80만㎡(24만평)로 확대할 계획이다”며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풀필먼트 설비를 확장하려고 하나 CJ대한통운과 보유 면적 및 설비 격차가 크다. 또한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고 바라봤다.

또한 CJ대한통운과 한진은 중국 이커머스를 상대로 영업을 확대하고 국내로 배송되는 물품의 통관을 처리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을 이미 마쳤다. 반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0년 이후 해외직구 관련 인프라 확충 소식이 없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선임 작업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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