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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확장에 수주 경쟁 치열, 삼성전자 경계현 2나노 승기 잡는다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12-12 14: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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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용 반도체 분야 최강자인 엔비디아가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활용을 적극 검토하면서 삼성전자의 수주 경쟁이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첨단 파운드리 시장은 삼성전자와 TSMC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데 인텔이 2나노 공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도 나온다.
 
인텔 파운드리 확장에 수주 경쟁 치열, 삼성전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1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경계현</a> 2나노 승기 잡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이 2나노 공정에서 파운드리 승기를 잡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우선 3나노 공정 수율(완성품 비율)을 끌어올려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뒤 2나노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1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멀티 파운드리’ 전략을 넘어서 인텔까지 공급망에 추가해 ‘트리플 파운드리’ 체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콜레트 크레스는 11월28일 ‘UBS 글로벌 기술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세 번째 파운드리를 원한다. 잠재적으로 다른 파운드리를 추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즉 기술과 양산 능력만 갖춰진다면 TSMC와 삼성전자가 아닌 인텔에도 파운드리를 맡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엔비디아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는 TSMC에 전량 맡기고 구 공정에서 만드는 GPU 일부는 삼성전자에 맡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젠승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5월 대만 언론과 인터뷰에서 “인텔과 함께 반도체를 제조할 기회는 열려있다”며 “인텔의 차세대 반도체에 대한 테스트를 받아봤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텔은 2018년 파운드리에서 손을 뗐는데 2024년을 기점으로 파운드리를 다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인텔은 2024년부터 자체 중앙처리장치(CPU) 생산 물량을 파운드리로 돌려 업계 2위, 2030년에는 외부업체 파운드리 수주 물량을 기준으로도 2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24년 2나노(20A), 2025년 1.8나노(18A)를 양산하기 시작한다.

2024년부터 인텔의 파운드리 매출이 따로 집계된다면 자체 물량만으로 약 200억 달러(약 26조10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2년 기준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 219달러(약 28조8140억 원,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추정치)에 근접하는 수치다.

인텔은 이미 2022년 파운드리 고객으로 미디어텍을 유치했다. 미디어텍이 설계한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킹용 칩 등 중저가 반도체를 16나노급 공정인 ‘인텔16’으로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인텔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미국 기업이라는 점이다.

황친융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스 사장은 2022년 기고문을 통해 “TSMC를 이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는 삼성전자가 아니라 인텔”이라며 “인텔과 그 배후에 있는 미국 정부는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인텔 파운드리 확장에 수주 경쟁 치열, 삼성전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1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경계현</a> 2나노 승기 잡는다
▲ 인텔의 파운드리 진입으로 삼성전자와 TSMC가 양분하던 파운드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인텔이라는 경쟁자의 등장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직 TSMC를 따라잡지 못한 상황에서 인텔까지 파운드리 경쟁에 뛰어든다면 고객사를 확보하는 일이 더욱 쉽지 않아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7월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에 들어갔지만 대형 고객사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수율을 높이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됐고 이에 따라 TSMC 고객들이 선뜻 기존 물량을 삼성전자로 돌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3나노에서는 대형 고객사에게 일부 물량을 공급하는 데 만족하고 2025년 초 2나노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사장은 올해 5월4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냉정히 얘기하면 4나노 기술력은 우리가 TSMC에 2년 정도 뒤처졌고 3나노는 길이 다르지만 (경쟁력 차원에서)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며 “다만 2나노로 가면 TSMC도 게이트올어라운드(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는 반도체 기본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이를 통제하는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로 삼성전자가 3나노에서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TSMC는 2나노에서 처음으로 GAA를 도입한다.

물론 삼성전자의 2나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헤지펀드 돌턴인베스트먼트 제임스 림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나노를 게임체인저로 보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TSMC보다 더 잘할 것이란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인텔은 삼성전자보다도 몇 달 빠른 2024년 말에 2나노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GAA 공정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효과와 더불어 파운드리 가격인하를 통해 2나노 고객사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주요 고객사인 퀄컴은 2025년에 출시할 차세대 스마트폰 프로세서에 삼성전자 2나노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인텔의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도 많다.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난 인텔이라도 파운드리 구 공정만 하다가 바로 최첨단 공정에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고객사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가격이 인하된 버전의 2나노 시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인텔은 2024년 말까지 2나노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성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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