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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사랑한 '씨즈캔디'가 롯데월드몰에? 롯데백화점 MZ세대 사로잡는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12-12 1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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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사랑한 '씨즈캔디'가 롯데월드몰에? 롯데백화점 MZ세대 사로잡는다
▲ 초콜릿캔디 브랜드 '씨즈캔디'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매장을 냈다. 사진은 씨즈캔디 롯데월드몰점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사랑한 초콜릿캔디 브랜드 ‘씨즈캔디’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매장을 냈다.

롯데백화점도, 씨즈캔디의 한국 사업권을 보유한 법인도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진행된 일이다.

그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픈 소식이 알음알음으로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롯데월드몰을 인기 맛집이 모인 M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만들겠다는 롯데백화점의 구상이 계속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12일 비지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씨즈캔디 매장이 롯데월드몰에 들어선 시기는 11월8일이다. 씨즈캔디 롯데월드몰점은 롯데월드몰 4층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다.

씨즈캔디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초콜릿캔디 브랜드다. 미국 유학 생활을 한 사람이 아니라면 씨즈캔디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매우 유명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워런 버핏 회장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어서다.

버핏 회장이 씨즈캔디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그의 가치투자 철학을 확립하게 해준 회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기업이기 때문이다.

씨즈캔디는 192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립됐다. 씨즈캔디 창업자 찰리 씨는 그의 어머니인 매리 씨 여사의 레시피로 수제 초콜릿캔디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타협 없는 품질’이라는 경영철학과 더불어 맛 좋은 것으로 소문나며 미국 전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버핏 회장이 버크셔해서웨이를 통해 씨즈캔디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한 시기는 창업 이후 50년이 지난 1972년이다.

사실 버핏 회장은 씨즈캔디 인수를 탐탁치 않아했다. 당시 시장 가격은 약 800만 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는데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를 3배나 비싼 2500만 달러에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버핏 회장은 씨즈캔디 인수 전만 하더라도 부실기업을 싼 값에 사들여 나중에 비싼 값에 되파는 방식을 선호했다. 이 관점에서라면 씨즈캔디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인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투자를 의논하던 변호사 출신의 전업 투자자 고 찰리 멍거로부터 씨즈캔디 인수를 적극 권유받으면서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다.

찰리 멍거는 미래가치가 보장돼 있는 회사에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며 버핏 회장에게 씨즈캔디 인수를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멍거는 적정 가치를 지불하더라도 좋은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투자에 더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른바 ‘가치투자’다.  버핏의 단짝이자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는 이달 초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버핏 회장이 멍거의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는 소위 ‘대박’이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씨즈캔디를 인수한 뒤 50년 넘는 동안 벌어들인 수익은 약 20억 달러로 알려진다. 투자 수익률로 치면 무려 8천%나 된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씨즈캔디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향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코카콜라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진다.
 
버핏이 사랑한 '씨즈캔디'가 롯데월드몰에? 롯데백화점 MZ세대 사로잡는다
▲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매년 정기 주주총회 때마다 씨즈캔디 제품을 탁상 위에 올려놓는다. 씨즈캔디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미국 CNBC 화면 갈무리>
버핏 회장이 씨즈캔디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 자리에서 잘 드러난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 때 버핏의 책상 위에는 코카콜라와 더불어 항상 씨즈캔디가 올려져 있다. 버핏 회장이 직접 씨즈캔디 포장을 벗겨 초콜릿캔디를 먹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씨즈캔디는 현재 글로벌 도시 210여 곳에서 매장 270여 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 1조 원을 내고 있다. 미국 씨즈캔디 매장 한 곳의 평균 매출은 약 40억 원으로 알려진다.

이런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가진 씨즈캔디가 롯데월드몰에 매장을 낸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씨즈캔디는 롯데월드몰에 매장을 내기 전에 국내에 단 한 곳의 점포만 운영하고 있었다.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에 위치한 씨즈캔디 센트럴시티파미에스테이션이 바로 그곳이다. 이 매장의 문을 연 시기는 2014년 12월로 벌써 9년 전이다.

씨즈캔디가 국내에서 사업을 더 확장하려고 안 했던 것은 아니다. 씨즈캔디 한국 사업권을 보유한 한스텝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여러 유통가와 서울 압구정동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내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갤러리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고메이494 등 국내 주요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간이 매대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펼친 것이 씨즈캔디가 할 수 있었던 전부다.

하지만 우연하게 기회가 생겼다.

롯데월드몰F&B팀장은 올해 한 주간 회의에서 평소 간식으로 즐겨먹는 씨즈캔디를 팀원들과 회의 중에 먹다가 팝업으로 운영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팀원들과 공유했다.

팀원들은 팀장의 생각에 모두 찬성했다. 이윽고 롯데월드몰F&B는 씨즈캔디의 한국법인 대표를 수소문했고 매장 운영을 제안했다.

한스텝에서도 롯데측의 제안을 반겼다. 평소 한스텝 대표는 롯데월드몰을 MZ세대의 인증샷 성지와 같은 곳이라며 입점 기회가 생긴다면 도전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스텝 관계자는 “롯데월드몰이 MZ 성지로 떠오르는데 원래 관심이 있었는데 롯데에서 먼저 제안을 해줘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몰F&B팀과 한스텝의 협상은 석달 만에 결론났을 정도로 빠르게 이뤄졌다. 
 
버핏이 사랑한 '씨즈캔디'가 롯데월드몰에? 롯데백화점 MZ세대 사로잡는다
▲ 씨즈캔디 롯데월드몰점 매장 내부 모습.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인수한 기업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씨즈캔디 롯데월드몰은 사실상 9년 만의 두 번째 정식 매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물론 정식 매장이라고 보기에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롯데월드몰과 씨즈캔디는 11월8일부터 내년 5월까지 6개월만 매장을 운영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간 팝업스토어’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향후 씨즈캔디가 정식 매장으로 입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씨즈캔디 가격은 10g당 2500원이다. 일반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매우 비싼 디저트다. 하지만 워런 버핏이 사랑한 브랜드라는 ‘히스토리’에 매료된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월드몰에 씨즈캔디가 입점한 것은 이른바 MZ세대의 핫플레이스 유치를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사 차원에서 롯데월드몰을 MZ세대의 인증샷 성지로 만들자는 전략을 수립한 뒤 꾸준히 유명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다. 올해만 해도 ‘도넛 맛집’으로 유명한 노티드와 ‘줄서서 먹는 베이글’로 잘 알려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이 롯데월드몰에 입점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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