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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정기선 중동 에너지전환 주목, 순방외교 동행해 친환경사업 기반 닦아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10-26 15: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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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중동 에너지전환 주목, 순방외교 동행해 친환경사업 기반 닦아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이 중동의 에너지 전환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에 동행하며 중동 지역에 친환경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단단히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의 사업포트폴리오에 화석연료와 관련이 깊은 분야가 대다수라 자원 부자인 중동 국가는 그동안 중요한 파트너로 여겨져 왔는데 이들 국가는 에너지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친환경 사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 사장은 HD현대의 사업구조를 친환경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하는데 에너지전환 시대에도 중동 국가와 협력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6일 재계 안팎의 의견을 종합하면 정 사장은 이번 윤 대통령의 사우디·카타르 순방에 동행했던 경제사절단 가운데 가장 바쁘게 움직인 기업인으로 꼽힌다. 

이번에 경제사절단에 합류한 인사 상당수가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 한 곳에만 방문해 일정을 소화했던 데 반해 정 사장은 두 나라를 모두 찾아 정부나 기업과 교류의 기회를 넓혔다. 

실질적 성과도 거뒀다. 

HD현대의 전력기기 자회사 HD현대일렉트릭은 사우디아라비아 송·변전 건설 전문기업 알지하즈와 670억 원 규모의 380kV 고압차단기, 변압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정유부문 자회사 HD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와 ‘블루암모니아 개발·보급 협력 및 탄소포집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조선부문 자회사 HD한국조선해양은 카타르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석 17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했다. 약 5조2511억 원 규모 수주로 이는 단일 계약 기준으로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수주 금액이다. 

정 사장의 중동 중시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 사장은 2015년 HD한국조선해양(당시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으로 있을 때 아람코 조선소 프로젝트를 통해 아람코와 관계를 다져왔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조선소를 짓는 사업으로 정 사장이 주도한 첫 해외사업이기도 했다. 

정 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합작 조선소를 세우기 위해 현지에 수 차례 방문하며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에너지 분야에서도 돈독한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아람코에 HD현대오일뱅크(당시 현대오일뱅크) 주식 4166만4012주(17%)를 1조3749억1239만6천 원(1주당 3만3천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마무리짓기도 했다.

정 사장은 과거 아민 알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예리함은 정주영 일가의 DNA”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정 사장이 중동을 중시하는 배경으로는 에너지산업 비중이 높은 중동의 산업 구조가 HD현대의 사업포트폴리오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 꼽힌다. 

HD현대의 모태이자 현재 가장 주력이 되고 있는 조선업에서 에너지 연료를 운반하는 선박 비중이 매우 높다. 이번에 HD현대가 카타르로부터 따낸 5조 원 넘는 대규모 일감 역시 액화천연가스를 운반하는 선박을 만드는 계약이다.  

또한 HD현대그룹 내 비중이 작지 않은 정유부문과 전력기기 사업 등도 직간접적으로 중동의 에너지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들이다. 

중동 국가들이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 역시 HD현대의 미래 방향성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중동 국가들은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가 대세를 이루는 현재까지 막대한 부를 축적해온 만큼 앞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대체 에너지 비중이 늘어나는 데 따른 위기감을 가장 많이 몸으로 느끼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중동 국가들은 화석연료를 통해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고 미래 청정 연료로 꼽히는 수소·암모니아 관련 기반을 갖추고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HD현대 역시 그룹의 사업구조 전반에 걸쳐 친환경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3월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Exmar)로부터 수주한 4만5천 입방미터(㎥)급 중형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2척에 대해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적용하며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에 나선다. 

이 암모니아 추진선은 액화석유가스뿐 아니라 암모니아도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돼 화물을 엔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함께 탄소 배출이 없는 가장 청정한 연료로 꼽힌다. 
 
HD현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중동 에너지전환 주목, 순방외교 동행해 친환경사업 기반 닦아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이 25일(현지시각) 도하의 한 호텔엥서 열린 한국-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타르 역시 막대한 천연가스 매장량에 힘입어 블루수소·암모니아(천연가스에서 탄소를 포집해 만든 수소와 암모니아) 생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카타르가 수소·암모니아 운반선 쪽에서 HD현대의 큰 고객이 될 여지도 많다. 

지금의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큰 손’이 미래의 수소·암모니아 운반선의 ‘큰 손’으로 관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번에 HD현대에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발주한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청정 암모니아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조선 부문 외에도 HD현대오일뱅크가 블루수소·암모니아 생산과 수소 연료전지 발전, 수소 충전소 구축 등을 준비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수소 연료전지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력기기,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며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수소 연료전지를 동력으로 하는 건설기계 등으로 수소 가치사슬의 일부를 담당한다. 

우리 정부도 중동 지역의 친환경 중심 에너지전환에 동참하며 경제적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HD현대는 정부의 외교적 지원도 힘입으며 사업기반을 더 든든히 다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25일 카타르 현지 브리핑을 통해 “중동 빅3(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들에게 792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이 만들어졌다”며 “기존 건설, 에너지 중심의 중동 협력이 에너지, 인프라, 수소, 안보 등 복합 다층적 협력으로 진화하는 ‘중동 2.0’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선 사장은 25일 카타르 도하에서 대한상공회의소·카타르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국·카타르 비즈니스포럼’에서 “한국과 카타르는 랜드마크와 태양광 발전소 건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제조, 천연가스 수입 등에서 상호 호혜적 협력을 해왔다”며 “카타르에서 추진하는 석유화학 산업 육성이나 디지털 전환 등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분야로서 많은 협력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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