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부품 자회사가 다른 여러 업체들과 인수협상을 진행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동차부품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을 통한 역량확보가 절실한 상황인데 이번 인수가 무산되면 당분간 사업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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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29일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자동차부품업체 인수계획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포천은 “삼성전자는 인수 가능성이 거명되는 여러 업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며 “파이트크라이슬러가 부품사업을 매각하지 않고 독자생존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자회사 마그네티마렐리의 매각을 검토하자 이를 인수하려는 목적을 두고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아트크라이슬러 지주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로 수년째 활동하며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어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인수가격협상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데다 다른 업체에 인수기회를 빼앗길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인수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포천은 “삼성전자는 진입장벽이 높은 자동차부품시장 진입을 위해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마그네티마렐리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 둔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파악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니 피아트크라이슬러 CEO는 최근 블룸버그 등 외신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우리와 전략적 협력사로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인수 가능성에 대해 밝힐 만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그네티마렐리를 인수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는 여러 업체들과 협상을 이어갈지 또는 부품사업 매각을 철회하고 다른 가능성을 찾을지 확실하게 결정된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부품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는 주로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업체들이 인수가격을 놓고 원만한 협상을 진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자동차부품사업에서 경험이 거의 없어 독자적으로 역량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사이 선두업체들의 기술발전에 뒤처져 시장확대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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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마르치오니 피아트크라이슬러 CEO. |
자동차업체 특성상 안전성을 검증받은 부품공급사를 선호하는 만큼 진입장벽도 높아 삼성전자가 이미 고객사 기반을 확보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빠른 성장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세계 자동차부품업체들은 향후 전기차와 스마트카 등 차세대 자동차의 시장확대 가능성에 대응해 기술개발을 지속하며 자체 성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대형IT기업도 신사업 확대를 위해 자동차 관련업체 인수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인수할 만한 자동차부품업체를 찾기 점점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마르치오니는 29일 이탈리아에서 진행되는 엑소르 이사회에 참석한다. 두 회사의 수장이 직접 만나는 만큼 인수협상이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