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항공·물류

팬오션 선박 매각해 현금 확보, 탄소중립 달성인가 HMM 인수전 포석인가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3-09-19 16:37:23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팬오션이 선박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선박교체로 읽히지만 일부에서는 HMM 인수전에 뛰어든 모기업 하림그룹에 현금을 지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팬오션 선박 매각해 현금 확보, 탄소중립 달성인가 HMM 인수전 포석인가
▲ 팬오션이 인도의 그레이트이스턴해운에 매각했다고 알려진 탱커선 그랜드에이스8호. < 마린트레픽닷컴 >

19일 트레이드윈드, 스플레쉬247 등 해외 해운전문매체들은 팬오션이 인도의 그레이트이스턴해운(Great Eastern Shipping)에 탱커선 ‘그랜드에이스8호’를 2380만 달러(약 314억 원)에, 그랜드에이스 1호를 1900만 달러(약 252억 원)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선박 매각에 관련해서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팬오션이 파나막스급(Panamax) 벌크선을 포함해 해외법인이 가지고 있는 3~4척의 선박이 매물로 나왔다는 보도는 부인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해당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선박 매각작업은 저효율 선대의 교체작업의 일환으로 읽힌다. 통상 선박의 선령이 높아지면 연료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팬오션의 2022년 ESG보고서를 살펴보면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고효율 선대 교체의 일환으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기존 저효율 선박 26척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팬오션이 보유한 사선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평균 선령은 9.8년으로 2021년 상반기 8.6년과 비교해 계속해서 높아진 상태다.

선박 매각을 단순히 선령을 낮추기 위한 작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주사인 하림지주가 HMM 인수전을 치르기 위한 현금이 부족해 팬오션이 선박 매각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림그룹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보유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은 1조4742억 원에 그친다.
 
팬오션 선박 매각해 현금 확보, 탄소중립 달성인가 HMM 인수전 포석인가
▲ 팬오션이 하림그룹의 HMM 인수전에 자금을 지원할지 주목된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HMM 지분 매각대금이 5조~6조 원 수준인데 하림그룹의 보유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수구조에 따라 팬오션의 자금부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림그룹은 부족한 현금을 메꾸기 위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렸지만 사모펀드 등이 주체가 되는 인수방식은 배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이 강경하다. 결국 재무적투자자들의 역할엔 한계가 있다. 

해운업계의 여론도 재무적투자자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HMM이 보유한 현금 12조 원이 해운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입되어야지 재무적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를 위한 현금배당에 쓰여선 안된다는 것이다.

한국해양기자협회는 8월28일 성명서를 통해 “현금 여유가 없는 기업이 재무적투자자와 손잡고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경우 ‘승자의 저주’가 올 것이다”며 “사모펀드의 속성상 어렵게 회생한 국내 유일 원양선사 HMM이 다시 망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림그룹은 인수적격후보에 선정된 뒤 HMM 실사를 앞두고 있다. HMM을 품는다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등 각 분야의 국내 1위 해운선사를 한 데 거느리게 된다. 

하림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겪던 팬오션을 2015년 인수해 정상화시켰다는 점에서 해운산업 재건 역량은 충분히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자금동원력인 셈이다.

팬오션의 HMM 인수전 지원 여력은 벌크선 업황의 회복속도에 달려 있다. 

증권업계는 벌크선 해운업황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틱해운운임지수(BDI)는 이제 막 2분기 평균 수준을 회복했을 뿐 연초 예상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중국 국경절 연휴까지의 BDI의 반등 속도는 올해보다 빨랐다. 따라서 팬오션의 이익 컨센서스는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팬오션 선박 매각해 현금 확보, 탄소중립 달성인가 HMM 인수전 포석인가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가 벌크선 업황회복 지연에도 선대운용의 묘를 살리며 하림그룹의 HMM 인수전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가 벌크선 업황회복 지연에도 선대운용의 묘를 살리며 하림그룹의 HMM 인수전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 대표는 사선(배를 보유하는 것)보다 단기용선(배를 빌리는 것)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의 선대운용을 통해 운임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팬오션은 올해 상반기에만 용선 규모를 32척 늘리며 선대를 확장했지만 벌크선 해운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이익은 줄었다.

팬오션은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2212억 원, 영업이익 2377억 원을 거뒀다.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41.7% 각각 감소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선박 매각 작업은 HMM 인수지원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재희 기자

인기기사

삼성전자 넷리스트와 HBM 특허소송서 최종 패소, 손해배상 3억 달러 판결 김호현 기자
삼성전자 퀄컴 칩과 '헤어질 결심', 노태문 미디어텍 칩으로 원가절감 포석둔다 김호현 기자
SK하이닉스, 역대급 상반기 실적에 ‘월 기본급의 150% 성과급’ 지급 김호현 기자
포드 보급형 전기차 중심으로 전략 선회, ‘F-150 라이트닝’ 실패 교훈으로 삼아 이근호 기자
중국정부 희토류 통제 강화에 시동 걸어, 글로벌 기업 공급망 다변화 서둘러 이근호 기자
'HBM 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증설 줄어, 중국 일본에 추격 허용할 수도 김용원 기자
하이투자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기대 밑돌 전망, HBM 공급과잉 전환 가능성" 나병현 기자
TSMC 독일 반도체공장 투자 속도 조절, 수익성 확보 어렵고 리스크는 커져 김용원 기자
삼성전자 노노 갈등 점화, 동행노조 "총파업에 직원들만 피해보고 있다" 나병현 기자
삼성물산 루마니아 SMR 기본설계 참여, EPC 본계약에다 글로벌 공략 기대 김규완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