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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삼성전자 자체 AP 엑시노스, 스마트폰 폼팩터 혁명 마지막 퍼즐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09-1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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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지금까지 두 개 영상에 걸쳐서 삼성전자의 폼팩터 혁명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요소 하나를 제대로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이 있다.

삼성전자는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전자기기다. 가성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두 가지 이야기를 조합해보면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대중화시키는 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문제는 바로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이다.

사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일반 바 형태의 스마트폰과 비교해 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무작정 소비자들에게 가격을 비싸게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아이폰에 비교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가격인데, 가격마저 아이폰과 비슷해지거나 심지어 비싸진다면 이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이외의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위해 상당히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S23플러스를 비교해보면 출고 가격은 비슷한데 성능은 전체적으로 Z플립5가 조금 처지는 느낌이 든다.

Z플립5는 후면 듀얼카메라에 메인카메라 화소는 1200만 화소지만 갤럭시S23플러스는 후면 트리플카메라에 메인 카메라 화소는 무려 5천만 화소다.

배터리 용량도 Z플립5는 3700밀리암페아인데 비해 갤럭시S23플러스는 4700밀리암페아, 지문인식 방식도 Z플립5는 버튼 방식이지만 갤럭시S23플러스는 좀 더 비싼 디스플레이 내장 방식으로 돼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원가절감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되면 소비자의 인식이 고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앞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두고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대신에 같은 가격의 다른 스마트폰보다 성능은 조금 떨어지는 폰으로 인식을 하게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 본다면 폴더블 시리즈 전체에 ‘접히긴 하지만 사양은 부족한 스마트폰’ 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당한 성과를 거뒀던 Z플립3, 4의 사용자들 가운데서도 스마트폰의 성능 자체에 불만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드물지 않았다.

삼성전자로서는 굉장한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일반 스마트폰보다 원가가 높은 것은 당연한데, 가격을 높이자니 애플과 경쟁에서 밀릴 수 있고 원가를 낮추자니 성능과 관련된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폴더블 디스플레이 가격이 계속 싸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디스플레이보다는 비싸고, 그 밖에 바 형태의 스마트폰에는 필요 없는 힌지(경첩) 부품 등도 들어가기 때문에 같은 사양을 갖췄을 때 바 형태의 스마트폰보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더 비쌀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어려운 원가 방정식은 어떻게 풀어야할까? 해답은 바로 엑시노스에서 찾을 수 있다.

AP는 디스플레이 못지않게 스마트폰의 생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부품이다. 그리고 퀄컴에서 스냅드래곤을 사오는 것과 비교해 삼성전자에서 직접 엑시노스를 생산해 탑재한다면 훨씬 저렴한 값으로 좋은 성능의 AP를 스마트폰에 달 수 있다.

문제는 역시 엑시노스 자체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엑시노스가 탑재돼서 출시될 때마다 이런저런 성능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시리즈부터 엑시노스를 쓰지 않고 전량 스냅드래곤을 쓰기 시작했다. 엑시노스가 빠진 갤럭시S23 시리즈는 간만에 나온 삼성전자의 ‘명작’ 스마트폰으로 칭송받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엑시노스를 포기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에 공개될 갤럭시S24 시리즈에 다시 한 번 엑시노스를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엑시노스로서는 사실상 최후의 실험대 앞에 선 셈이다. 갤럭시S23 시리즈부터 퀄컴이 ‘갤럭시 전용’ 스냅드래곤을 삼성전자에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갤럭시 전용 AP를 공급받을 곳이 있는 이상, 만약 갤럭시S24에서도 엑시노스가 제대로 된 성능을 내주지 못한다면 삼성전자로서는 엑시노스를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것을 포기하고 보급형 스마트폰 전용 AP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원가관리의 난도도 당연히 올라가게 된다.

결국 갤럭시S24 시리즈에서 엑시노스가 어느 정도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삼성전자가 계속해서 엑시노스 시리즈를 밀고 나갈 것인지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의 성능을 크게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원가절감을 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엑시노스의 부활은 폴더블 스마트폰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기업도, 팹리스 기업도 아닌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 우뚝 서는 것을 꿈꾸고 있는데 그 한 축 가운데 하나인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 바로 엑시노스다. 

결국 엑시노스의 부활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원가관리에도, 또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서는 데도 매우 중요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갤럭시S24에 탑재되는 엑시노스는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게 될까?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AP 설계 사업의 마지막 문을 닫은 졸작으로 남게될지, 아니면 삼성전자 LSI사업부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남게 될까?

어떤 쪽으로 남든 갤럭시S24에 탑재 될 엑시노스가 삼성전자에게 참 기념비적인 AP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명확해 보인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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