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3-09-13 16: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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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나올 사우디아라비아 대표 가스전 프로젝트의 싹쓸이 수주에 도전한다.
사우리아라비아는 가스 생산량 확대를 꾀하고 있어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글로벌 가스전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앞세워 수주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 가스전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 가스전 프로젝트 싹쓸이 수주를 노리고 있다.
13일 중동건설매체 미드(MEED)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는 파드힐리(Fadhili) 가스프로젝트 입찰을 곧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프로젝트는 총 4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로 파드힐리 가스 생산량을 하루 15억 입방피트까지 늘리는 것이다.
프로젝트는 4개 패키지로 나눠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패키지1(가스처리 공장 확장), 패키지2(황 회수장치), 패키지3(초기 토목공사), 패키지4(유틸리티) 등이다.
아람코는 패키지1·2는 9월16일, 패키지3·4는 10월14일를 입찰제출 마감일로 정했다.
국내 EPC(설계·조달·시공) 건설사로는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팀을 꾸려 수주에 도전하고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도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일본 JGC, 미국 KBR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그동안 성과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가스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가스전 프로젝트 수주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란에서 사우스파 가스전(2001년 완공, 1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 공사(2009년 완공, 7억 달러)와 카란 가스처리시설 공사(2012년 완공, 14억 달러) 등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중동 가스 프로젝트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현대건설은 3조 원 규모의 자푸라 가스전 2단계 확장공사 패키지2 수주도 눈앞에 뒀다. 이 프로젝트의 규모는 100억 달러로 현대건설은 하루 630만 톤 용량의 황 회수장치 2개 및 유틸리티(전기장비) 등이 포함된 패키지2를 따낼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푸라 패키지1·3은 인도 L&T가 가져갔다. 천연가스 액체 패키지로 구성된 1·2는 스페인 테크니카 레우니다스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 삼성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 일본 JGC 등도 도전장을 냈지만 고배를 마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가스 생산량을 하루 최대 14억 입방피트에서 2030년 20억 입방피트로 50% 가까이 늘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친환경 정책기조에 맞춰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도 전력생산에서 원유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 현재 원유를 활용해 전력의 40%를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데 이를 낮추는 대신 원유·석유화학의 제품 수출 증가를 도모하려는 것으로도 읽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에 맞춰 사토프(Satorp) 석유화학 단지의 아미랄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 6월 50억 달러(6조4천억 원) 규모의 아미랄 패키지1·4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밖에 아람코는 석유제품 생산을 위한 플랜트 발주도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해 나오는 자푸라 가스전 2단계, 파드힐리뿐 아니라 사파니아(safaniya) 가스전 프로젝트까지 입찰 계획을 세우고 있어 싹쓸이를 노린다.
사파니아 유전은 중동 최초 해상 유전이자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전지대로 페르시아만 사우디아라비아 해역 약 70km 길이 경사면 의 1600m 깊이에 위치한다. 석유와 가스의 총 잉여 경제 회수 가능 매장량은 46억1400만 톤 규모로 파악된다.
윤 사장이 사우디아라비아 대표 가스전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면 지난번 수주 실패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2022년에 사우디아라비아 줄루프 프로젝트 유전개발 프로젝트를 일본 JGC에 내줬고 올해 5월 카타르 노스필드 패키지4 프로젝트는 프랑스 테크닙 컨소시엄과 경쟁에서 패배했다.
▲ 사진은 현대건설이 2009년 준공한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 현대건설은 이 수주를 통해 카란 가스처리시설을 단독으로 수주했다.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에만 해외수주 11조4240억 원을 거둬 올해 연결기준 해외수주 목표 10조4700억 원을 넘어섰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억4500만 달러 규모 초고압직류송전선로(HVDC)를 수주했고 자푸라 가스전 2단계 확장공사가 유력한 점을 고려하면 14조5천억 원이 넘는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아미랄 프로젝트, 자푸라 가스전 등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진행하기로 한 프로젝트의 지분율이 나눠지지 않았지만 현대건설은 이미 별도기준 해외수주 목표인 5조6천억 원도 거뜬히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스파인A프로젝트(10억 달러), 옥사곤 항만 프로젝트(10억 달러), 아람코 NEC 관련 수의계약(10억 달러),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45억 달러) 등 수주가 기대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2단계 확장공사 입찰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사파니아, 파드힐리 가스전 프로젝트 입찰도 준비하고 있다"며 "고유가에 따른 산유국 석유화학 가스 프로젝트 발주량 확대가 기대되며 사우디아라비아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과 공종 등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