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2023-08-07 15: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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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가 적자가 지속되는 웹툰사업의 상장 추진 의사를 다시 한 번 확실히 했다.
완만한 성장세를 그리는 네이버웹툰의 최우선 과제는 흑자전환이다. 네이버는 유료 이용자 증가와 광고 매출 확대로 웹툰사업의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 네이버가 자회사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상장을 내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4월 미디어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
7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이 네이버의 첫 번째 상장 자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거래액과 유료이용자수가 증가하면서 2~3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상장이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수 년 전부터 네이버웹툰을 미국에서 상장한다는 계획을 갖고 실행에 옮기기 위한 작업을 해오고 있었다.
네이버는 2019년부터 공공연하게 네이버웹툰의 미국 상장 계획을 언급했다. 콘텐츠사업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네이버웹툰의 상장을 통해 웹툰사업을 더욱 키우려는 것이다.
네이버웹툰는 이미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국내보다 이용자 확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글로벌에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 상장도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웹툰사업의 가파른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수익 구조를 개선하지 못해 지금까지 상장을 미뤄왔다.
네이버의 웹툰사업이 지난해 글로벌에서 거둔 총 매출은 1조664억 원에 이르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네이버는 작년 2분기에 웹툰사업으로 291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공개했지만 연간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는 올해 4월25일 개최한 미디어간담회에서 “네이버웹툰 기업공개의 경우 구체적인 사항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며 “향후 2~3년 이내에 상장하는 것으로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올해 1분기에도 콘텐츠사업에서 752억 원의 적자를 낸 만큼 네이버웹툰의 흑자전환이 이루어지고 난 뒤에나 상장이 본격화될 것이란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4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웹툰 상장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고 내년에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료하겠다”며 “해외성장이 당연히 중요한데 성장을 위한 비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의 상장 일정이 올해 초 김준구 대표의 예측보다 빨라진 것은 수익성 개선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이번 2분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흑자로 전환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은 순이익에 이자비용과 법인세,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더한 값이다. 편의상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의 합으로 구하기도 하는데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낸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이 올해 말쯤에나 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6개월가량 앞당긴 것이다.
▲ 작년과 올해 연속으로 '만화계 아카데미'라 불리는 '윌 아이스너 어워드'에서 최우수웹코믹 부문을 수상한 네이버웹툰의 '로어 올림푸스'. <네이버웹툰>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 AI 기반 툰필터, 웹툰 운세 등 신규 숏플레이 서비스와 신규콘텐츠 포맷 미니노블 추가로 월간활성이용자수가 반등했고 앞으로 해외에도 이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며 “또한 CRM(고객관계관리) 강화 노력으로 체류율 및 이용자 충성도가 증가해 ARPPU(유료이용자당결제액)가 확대돼 EBITDA 흑자로 예상보다 빠르게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러 지표들의 개선에도 네이버웹툰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네이버의 2분기 콘텐츠사업에서 60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2분기보다 36.1% 감소한 것으로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긍정적 전망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웹툰에 광고를 삽입해 수익성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는 “웹툰은 광고매출에서 상당히 큰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거래액뿐만 아니라 광고매출 면에서 더 큰 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웹툰에 광고를 적극적으로 접목해 매출 성장을 노리는 가운데 해외시장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전면 승부를 앞두고 있다.
아마존은 세계최대 만화시장인 일본에서 올해 3월 ‘아마존 플립툰’이라는 이름의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의 전자책플랫폼 애플북스는 4월부터 일본 이용자들 대상으로 ‘세로로 읽는 만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북미와 유럽 등 전 세계 51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애플과 아마존의 웹툰 시장 진출은 해외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네이버웹툰에 난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디지털만화 침투율 최고수준인 한국에서는 성장둔화가 보이며 일본·북미에서는 애플 및 아마존의 시장 진출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며 “네이버웹툰의 거래액 정체와 경쟁강도 심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서도 성과를 보이며 흑자전환을 달성해 내년 상장에 성공한다면 네이버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쪼개기 상장’ 비판을 받아온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 계열사 중에는 상장기업이 없다. 네이버는 라인을 2016년 일본과 미국에 상장했다가 2020년 Z홀딩스와 경영통합을 단행하며 자진 상장폐지했다.
네이버가 상장계획을 밝힌 네이버웹툰을 제외하면 네이버의 일본 관계사 라인이 자회사 라인게임즈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