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반도체 패키징공장 추가 증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TSMC의 반도체 패키징기술 안내 이미지. < TSMC >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최근 발표한 900억 대만달러(약 3조7천억 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지공장 증설에 이어 추가로 대규모 시설 투자 계획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와 같은 고객사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TSMC의 패키징 공급 능력이 현재 계획된 증설 목표를 고려해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26일 “TSMC가 다음 증설 투자 후보지를 물색하겠다는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인공지능 반도체의 강력한 수요 증가 전망을 고려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대만 주커에 900억 대만달러를 들여 반도체 패키징공장을 증설한다고 25일 발표했다. 2026년 완공, 2027년 가동을 목표로 두고 있는 공장이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은 주로 인공지능 반도체에 사용된다.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패키징은 반도체를 전자제품에 탑재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공정이다. 이 과정에서 활용되는 기술은 반도체의 성능 및 전력 효율을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고성능 연산을 주로 담당하는 만큼 고사양 패키징 기술을 필요로 한다.
최근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 열풍이 엔비디아 등의 반도체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TSMC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TSMC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의 수요에 대응할 반도체 패키징 공급 능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을 언급한 지 몇 달만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그러나 경제일보에 따르면 TSMC가 4조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들이는 패키징 공장은 주요 고객사들이 현재 수요로 하는 물량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새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뒤에도 TSMC의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TSMC가 대규모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추가 투자 계획을 검토하는 것은 결국 이러한 잠재적 수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를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다.
경제일보는 “TSMC가 발빠르게 패키징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해외 경쟁사들에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를 빼앗기지 않도록 쐐기를 박았다”고 보도했다.
웨이저자 TSMC CEO는 최근 대만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5년 동안 인공지능 반도체의 수요 증가율이 연평균 5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TSMC의 공급 능력을 최대한 빠르게 키워내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