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아들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사진)가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수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일본 롯데파이낸셜의 수장을 맡았다는 것은 롯데그룹 3세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의 후계자로 경영 전면에서 보폭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신유열 상무가 2분기에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에 선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하반기 롯데파이낸셜 임원에 올랐는데 임원이 된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대표이사까지 오른 것이다.
롯데파이낸셜의 기존 대표이사는 고바야시 마사모토 사장이었다. 고바야시 사장은 2003년 롯데캐피탈 상무로 영입된 뒤 롯데캐피탈 대표이사,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하며 롯데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신동빈 회장을 보좌해 롯데 자금을 관리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70대 중반이라는 나이를 이유로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신유열 상무는 고바야시 사장이 물러난 자리를 자연스럽게 물려받았다.
신유열 상무의 롯데파이낸셜 대표 선임이 의미 있는 이유는 롯데파이낸셜이 한일 롯데그룹의 가교 역할을 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롯데파이낸셜은 롯데캐피탈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그룹이 2019년 지주회사 전환과 금산분리 등을 이유로 롯데캐피탈 지분을 롯데파이낸셜에 매각한 뒤 줄곧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애초 롯데그룹은 롯데캐피탈을 롯데그룹 이외의 회사에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롯데캐피탈이 해마다 영업이익으로만 1천억 원 이상을 내는 알짜회사라는 점에서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에 지분을 넘겼다. 사실상 내부 매각으로 거래를 마친 셈이다.
신 상무가 이런 역사를 지닌 롯데파이낸셜의 대표이사를 맡았다는 것은 그가 앞으로 한일 롯데그룹 양쪽에서 모두 중심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신 상무는 롯데파이낸셜의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에서도 이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8월경 대표이사에 오른 것으로 확인된다.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는 2인 대표이사 체제인데 나머지 1명의 대표이사는
신동빈 회장이다.
신유열 상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롯데그룹 경영 일선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고 있다.
신 상무는 지난해 9월
신동빈 회장의 동남아시아 출장길에 동행하면서 대외 행보를 시작했고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 일정에 참여하며 현안을 챙기기도 했다.
물론 신 상무가 경영 전면에 더욱 활발하게 나서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 상무는 일본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데 병역 의무를 해소할 수 있는 내년 이후에나 한국 국적으로 귀화한 뒤 한국 롯데그룹 총수에 오르기 위한 시동을 걸지 않겠느냐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