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기술형입찰 최대어로 꼽히는 남양주왕숙 국도47호선 이설(지하화) 공사를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기술형입찰 최대어로 꼽히는 남양주왕숙 국도47호선 이설(지하화) 공사를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앞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을 두고 맞붙었는데 대우건설의 승리로 끝났다.
백정완 사장은 기세를 몰아 공공공사 1위를 굳히려 하고
윤영준 사장은 설욕전을 벼르고 있어 치열한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날부터 14일까지 경기남부지역본부 별관에서 남양주왕숙 지하화 공사 설계평가회의를 진행한다. 14일 발표가 예상되는 설계평가 결과가 사실상 수주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남양주왕숙 국도47호선 이설공사는 경기도 남양주 진관IC~연평IC에 이르는 6.41㎞ 구간의 지상 국도를 지하화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1조502억 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토목분야 턴키 공사 가운데 최초로 공사비 1조 원이 넘는 사업이다. 기술형입찰 전체로 보면 2015년 한국수력원자력이 진행한 1조4004억 원 규모의 신고리 5·6호기 주설비 공사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토지주택공사는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남양주 왕숙지구(5만4천 세대) 교통 여건 개선을 위해 사업추진 의지가 강하다. 지난 6일 심의위원 17명을 선정하고 공동설명회도 열었다.
심의위원은 토목시공 4명, 도로 및 교통 3명, 토목구조 3명, 토질 및 기초 3명, 기계 1명, 전기통신 1명, 스마트건설기술 2명 등으로 구성됐다.
공동설명회에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기본설계안을 공개했다. 윤 사장과 백 사장은 교통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두고 기본설계안 작성에 공을 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은 상부 지하차도 및 하부 터널을 통한 10차로 장·단거리 분리형 입체도로 건설을 제안했다. 국도43호선을 상부지하차도(6차로), 국도47호선은 하부터널(4차로)로 나눠 교통소통 능력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지하차도, 터널 및 교량 동시 시공을 통해 공사기간을 12개월로 줄여 2027년 1분기 조기개통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대우건설은 교통량을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13만7천 대보다 많은 15만 대로 보고 진출입 교통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안전한 교통분리형 복층 지하도로를 제안했다.
차로 수는 신월교차구간 복층 8차로, 신월교차로-임성교차 구간 복층 10차로, 임송교차로-연평교차로는 단층 6차로로 수립했다.
윤 사장은 이번 공사를 수주해 대우건설에 내준 동부간선 지하화 건설공사(총 사업비 9874억 원) 재정구간의 아쉬움을 만회함과 동시에 토목공사 최강자의 위치를 다시 확인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산정할 때 들어가는 토목건설공사 실적에서 1위를 지켜왔다. 2022년 순위에 반영된 현대건설의 토목공사 실적은 1조4165억 원가량으로 2위 대우건설(1조3080억 원)보다 1085억 원가량이 많았다.
2021년 평가에서 현대건설 토목공사 실적은 2조601억 원 규모로 2위 삼성물산(1조3107억 원)과 7500억 원이 넘는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백 사장은 현대건설을 상대로 수주전 승리를 이어가면서 2년 연속 공공공사 수주 1위를 굳히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백 사장은 지난해 11월 대표이사 직속으로 공공영업 조직을 두며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공공공사에서 14건, 1조3650억 원 규모의 수주를 따내 2위 동부건설(6970억 원)을 거의 두 배 차이로 따돌렸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 동부간선 지하화 재정구간 설계평가에서 총점 93.43점을 얻어 현대건설(88.68점)을 제쳤고 3월27일 서울시와 실시협약까지 체결했다. 도로교통, 토목구조, 토질기초, 토목시공, 기계, 전기 등 총 6개 분야 평가에서 대우건설은 토질기초, 토목시공, 도로교통, 기계 등 4개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 남양주왕숙 국도47호선 이설 공사 위치도. <한국토지주택공사> |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국내외 안팎에서 여러 수주전을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도 대결구도가 성립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두바(Duba) 항구 2단계 확장공사와 스파인A프로젝트 두 건의 프로젝트에서 대결이 예고됐다.
두바 항구 2단계 확장공사는 5억 달러 규모로 알려졌으며 부두, 선박 정박지 및 해양경비대 시설 안벽 등이 포함됐다.
스파인 프로젝트는 170km 길이에 이르는 더라인의 양 끝단을 지하에서 운송수단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터널공사다. 프로젝트A와 B로 나눠지는데 A는 10억 달러 규모로 파악된다.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이 프로젝트에 입찰했고 대우건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2015년 6월 새울3·4호기 이후 나오는 신한울3·4호기(사업비 11조7천억 원) 본공사도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결구도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주요 건설사 가운데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삼성물산이 원전 시공능력을 갖춘 곳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토지주택공사 최대규모 사업인 금빛노을교 5생활권(4500억 원)을 수행한 경험이 있고 압도적 토목사업 수행능력을 바탕으로 수주전에 임하겠다”며 “올해 최대 기술형입찰로 의미가 있는 사업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국내 대형 토목공사에서 국내에서 가장 긴 11km 인제터널, 국내 최초 침매터널 거가대로 등의 수많은 시공실적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 최정상급 시공사로서 남양주왕숙 국도47호선 이설공사에 시민의 안전과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최우선 가치로 하는 설계안을 제시해 심사위원들의 긍정적 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