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7-12 17: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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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날부터 퇴직연금에 신규 가입하는 투자자라면 의무적으로 디폴트옵션 상품을 지정해야 한다.
디폴트옵션이란 가입자가 자신의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선택해 놓은 방법으로 전문기관이 대신 자산을 관리해주는 제도다.
▲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12일부터 시행됐다. 사진은 금융위원회 포스터.
퇴직연금은 30년 이상 길게 자산을 납입하는 상품인 만큼 전체 납입액이 같더라도 연금 운용방식에 따라 최종 수령금액에 큰 차이가 나게 된다.
그동안 퇴직연금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을 경우 관례적으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해 왔는데, 이 때문에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됐다.
그렇다면 어떤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해야 할까. 상품 선택에 앞서 우선 본인 퇴직연금이 어떤 유형으로 운용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크게 3가지 유형이 있는데 DB형(기업이 적립해 기업이 운용하는 방식), DC형(기업이 적립해 개인이 운용하는 방식), IRP형(개인이 적립한 뒤 개인이 운용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디폴트옵션은 이 가운데 DC형과 IRP형 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해 시행되는 제도다. DB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경우에는 기업에 의해 자동으로 연금이 운용되는 만큼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가입한 퇴직연금 유형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상세히 확인할 수 있는데 처음으로 조회할 경우 3거래일이 소요된다.
▲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홈페이지. 자신의 연금정보에 대한 상세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다음으로 자신의 연금계좌가 개설돼 있는 금융사에서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상품을 선택한다고 바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운용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운용상품이 된 뒤 4주가 지날 때까지 별도의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금융사에서 안내를 준다.
그로부터 2주 뒤에도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을 경우, 사전에 선택한 디폴트옵션 상품 이후 연금이 자동운용 된다. 즉 기존 운용상품에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옮겨가는 데 6주가 소요되는 셈이다.
기자가 가입한 신한은행에서는 투자성향별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었는데 위험도에 따라 초저위험(1개), 저위험(2개), 중위험(2개), 고위험(2개)로 전부 7개로 나뉘어 있다.
▲ 신한은행 모바일앱 화면 갈무리.
위험도는 위험자산의 비율에 따라 분류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초저위험(100%), 저위험(50~70%), 중위험(30~40%), 고위험(0%) 포트폴리오의 일정비율을 정기예금으로 운용해 안정도를 높였다.
시장에서는 원금손실을 우려하는 국내 투자자 특성상 예금에 100% 투자하는 초저위험 포트폴리오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퇴직연금시장에서 초저위험 상품의 적립금액은 전체의 8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상품에 주목할 만하다. 올해 초저위험 상품이 1분기 수익률 1.1%를 낸데 반해 고위험상품의 3분기 평균 수익률은 4.8%에 이르렀다.
신한은행의 경우 위험자산을 타겟데이트펀드(TDF) 형태로 운용하고 있었는데 초저위험(0%), 저위험(30~50%), 중위험(60~70%), 고위험(100%)으로 갈수록 TDF펀드로 운용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 신한은행 모바일앱 화면 갈무리.
TDF는 주식,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 때 생애주기에 맞춰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해주기 때문에 생애주기펀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금에 특화된 상품인 만큼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디폴트옵션 상품의 핵심으로 꼽히는 상품이기도 하다.
젊은 나이일 때는 위험자산 비중이 높지만 은퇴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 비중이 점차 낮아진다. 상품명의 TDF 뒤에 붙어있는 ‘2035’, ‘2045’ 같은 숫자는 자신의 은퇴예상 연도를 의미한다.
퇴직연금 사업자에 따라 이 외에도 형태로 자산을 운용하기도 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TDF로 구성된 상품 외에 BF로 자산을 운용하는 디폴트옵션 상품을 제시했다. BF란 금융시장의 상황, 시장 전망 등을 고려해 주기적으로 자산배분을 조정하는 방식의 펀드다.
▲ 미래에셋증권 디폴트옵션 상품. 미래에셋증권 스마트 머니 갈무리.
밸런스드펀드는 주기적으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상황을 고려해 위험자산인 주식 혹은 안전자산인 채권을 사고 팔면서 수익을 높이는 방식이다. 밸런스드펀드를 선택할 때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비중, 자산비중을 재조정하는 시기 등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