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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친환경사업 동남아로, 정연인 '잘 아는' 베트남에 거점 구축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6-26 15: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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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친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을 해외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선 베트남을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시아시장부터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과거 베트남 현지 법인을 운영한 경력도 있는 만큼 현지 사업경험은 친환경에너지 분야 해외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 친환경사업 동남아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50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연인</a> '잘 아는' 베트남에 거점 구축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친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의 해외 확장을 위해 베트남을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정 사장이 22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26일 두산에너빌리티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베트남과 발전소 친환경 연료전환 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동남아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서 베트남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은 발전구성비에서 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기준 발전설비용량 약 69.3GW 가운데 석탄 비중은 20.43GW로 30%에 육박한다. 이밖에 가스 7.09GW, 석유 1.93GW 등이다.

세계적 탄소중립 추세에 발맞춰 베트남 정부도 2050년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은 만큼 화력발전 비중을 낮추고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발전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베트남에서도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에 NS2PC(한국전력, 마루베니, 도호쿠전력의 합작 특수목적법인), PVPower(베트남 가스공사의 자회사), GENCO3(베트남 전력청의 자회사) 등 3곳과 친환경 연료전환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존 석탄화력발전소를 석탄과 암모니아 혼소로 활용하는 방법을 포함한 친환경 연료 전환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산은 베트남에서 다수의 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2007년엔 현지 생산공장도 설립하는 등 베트남 전력사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동참해 왔다”며 “베트남정부가 2050년 탄소 배출 제로를 밝힌 만큼 그동안 축적한 친환경 솔루션을 통해 베트남의 뜻 깊은 여정에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암모니아 혼소 방식의 발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베트남과 이전부터 협력을 준비해 왔던 분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에너지연구원(IE),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과 ‘베트남 내 청정 에너지 산업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베트남 화력발전소에 ‘암모니아 혼소 기술 도입’, ‘발전소 현대화’ 등에서 사업기회 확보와 연구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업무협약이 국내외 연구기관들과 연구개발 기회를 확대하는 차원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맺은 업무협약은 직접 사업을 수행하는 사업자들과 사업화 기회를 도모하는 내용이라는 데서 보다 진전된 것으로 여겨진다.

암모니아는 탄소를 포함하지 않는 물질이라 기존 발전용 연료와 혼합해 연소하면 그만큼 탄소배출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물론 기존 발전용 화석연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기존에 쓰던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점진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과도기적 수단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베트남처럼 화석연료 비중이 여전히 높고 당장 친환경에너지 전환이 쉽지 않은 개발도상국들로서는 암모니아나 수소를 활용한 혼소 방식의 발전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기도 한다. 

베트남은 이전부터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전략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베트남의 발전소 확대 정책에 따라 꾸준히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화력발전소 관련 일감을 확보하며 수주잔고를 늘려왔다. 

게다가 베트남은 ‘가스 투 파워(GTP)’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천연가스를 연료로 한 복합화력발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세계에서 5번째로 개발할 정도로 가스발전 쪽 역량을 지녔다 그런 만큼 베트남의 늘어나는 가스발전 수요를 충족할뿐 아니라 암모니아와 수소 혼소나 수소발전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에너빌리티 친환경사업 동남아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50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연인</a> '잘 아는' 베트남에 거점 구축
▲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 중인 수소터빈 모형. <두산>
베트남은 생산기지로서도 두산에너빌리티에게 중요한 지역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지설비 기자재의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국내 외에도 베트남, 인도, 체코 등에 생산설비를 두고 있다. 핵심 기자재 가운데 하나인 보일러의 연간 생산능력(2022년 기준)을 보면 베트남은 2000MW로 국내(3500MW)보다 다소 적지만 인도(1791MW)보다는 약간 높다.

베트남은 정연인 사장에게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정 사장은 2015년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 베트남 법인인 두산비나 법인장을 맡아 약 2년 동안 베트남에서 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 현지 사정과 제도, 규정 등에 밝을 뿐 아니라 정부 고위관계자들과도 비교적 친밀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두산에너빌리티 협력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 두산비나는 현지 주무관청과 협의해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2016년 베트남 발전소의 설비 현지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베트남 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런 베트남 사업 경력은 이후 정 사장이 두산에너빌리티 보일러BU장,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등으로 승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의 베트남 사업경험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베트남을 교두보로 삼아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요긴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베트남은 약 9885만 명의 인구 대국인 데다 15~34세 젊은 층 비중이 약 35%를 차지하는 젊은 나라로 경제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경제성장세가 가팔라질수록 발전 수요 역시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베트남은 그 자체로도 큰 시장이지만 인구 6억 명이 훌쩍 넘는 동남아 전체로 뻗어나가는데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은 곳으로 평가된다. 

정 사장은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베트남 사업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2018년 베트남 풍력발전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해외 풍력발전시장에 진출한 것은 베트남이 처음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베트남 법인 두산비나는 2022년 11월 덴마크 국영 에너지기업 오스테드와 손잡고 7GW 규모로 조성되는 베트남 해상풍력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산비나는 오스테드가 진행하는 동남아, 아시아태평양, 유럽 등 세계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을 공급할 예정이다. 베트남이 두산에너빌리티가 하부구조물 분야에서 해외 시장을 확대하는 거점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김효태 두산비나 법인장은 오스테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두산비나는 2007년 설립 이후 발전과 화공플랜트 주요 설비, 항만 크레인 등을 세계 30여 국가에 공급하며 대형 구조물 제작 능력을 인정 받아왔다”며 “오스테드와 협력을 통해 2030년까지 7GW 해상풍력이 조성되는 베트남은 물론 글로벌 해상풍력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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