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2023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
[비즈니스포스트]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 투자를 확대하면서 전동화시대 ‘퍼스트무버(선도자)’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에서도 전 영역에서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현대차는 20일 ‘2023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중장기 전동화 전략인 ‘현대 모터 웨이’를 발표했다.
그동안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중장기적 전동화 관련 목표를 제시했지만 '현대 모터 웨이'라는 이름을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전보다 전동화 중장기 전략을 더욱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사장은 “현대차는 전동화와 미래기술에 대해 어떠한 글로벌 회사보다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고 앞으로 전동화 톱티어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겠다"라며 "'현대 모터 웨이'는 수많은 현대차 임직원들이 축적해 정립한 혁신 DNA가 구체화된 모습으로, 새롭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의 원천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장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제시했던 전동화 시대의 ‘퍼스트무버(선구자)’로 가기 위해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앞으로 10년 동안 모두 109조4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2022년부터 2030년까지 9년 동안 95조5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데서 13조9천억 원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전동화 관련 투자에만 2032년까지 35조8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데이 때(연평균 2조2천억 원)와 비교하면 매년 1조4천억 원이 더 많은 수준이다.
특히 전동화 전환 투자가 집중되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12조 원 이상이 투입된다.
장 사장은 이런 투자를 기반으로 전기차 판매 목표도 더욱 공격적으로 잡았다.
현대차는 2030년 전 세계에서 전기차를 200만 대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2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시했던 187만 대보다 13만 대 늘어난 수준이다.
장 사장은 지난 5월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2개 더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8개 전기차 모델을 보유하고 연간 200만 대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런 방침을 이번에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전용 공장 신설뿐 아니라 기존 공장을 활용하는 방식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면서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 사장은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를 현재 내연기관차 생산공장에서 혼류생산하고 있는데 전용공장을 신설하는 것 대비 투자 금액이 적고 준비 기간도 짧다"며 "내연기관차와 병행 생산을 통해 수익성 확보뿐 아니라 시장 수요에 대응해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에서는 각각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를 생산하고 있는데 현대차는 500억~1천억 원을 투자해 단 1달여 만에 생산라인을 구축한 바 있다.
▲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왼쪽 3번째)이 20일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차 윤태식 IR팀장, 구자용 IR담당 전무,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장재훈 CEO 사장, 김흥수 GSO 담당 부사장,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 <현대자동차> |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한 만큼 배터리 전략도 더욱 구체화했다.
현대차는 배터리 원소재인 리튬, 니켈 등 필수 원소재 중심부터 중간재, 배터리, 재활용 등 전 과정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특히 배터리 설계에도 뛰어들어 현대차가 만드는 전기차에 맞는 배터리를 개발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세부적으로 최근 저렴한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적용 방안도 구체화했다.
장 사장과 함께 인베스터데이에 함께한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 전무는 “LFP배터리의 셀과 시스템 등을 배터리 업체와 현재 공동개발하고 있다”며 “2025년에 첫 적용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배터리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합작법인을 통한 배터리 내재화 전략도 빈틈없이 추진해 나간다.
현대차는 2024년 인도네시아 합작법인을 시작으로 2025년 미국 합작법인 2곳 등 모두 3곳의 배터리 합작법인을 통해 배터리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전체 배터리 가운데 합작법인에서 조달하는 배터리 규모가 2025년 20%에서 2028년 이후에는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이번에 전동화 관련 연평균 투자 증액분 1조4천억 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배터리 합작법인(JV)에 투자한다.
서강현 현대차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증액된 부분에서 합작법인 투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 원소재 투자 확대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투자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