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사당 ‘우극신’과 남산타운 등 대형 리모델링사업들이 가시화되면서 수주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당 우극신과 남산타운은 둘 다 사업비가 1조 원을 넘는 대어급 사업이다. 올해 도시정비 수주실적 상위권에 오른 대형 건설사들이 하반기 리모델링시장에서 격돌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성2차·우성3차, 극동아파트 등 이른바 ‘우극신’ 통합리모델링 사업의 조합창립총회를 축하하는 포스코이앤씨 현수막이 우성아파트 앞에 걸려있다. <우극신 리모델링조합설립 추진위원회>
12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성2차·3차, 극동아파트(우극신) 통합리모델링 주택조합설립 추진위원회는 최근 조합설립을 인가받고 바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우극신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9일 동작구청에서 조합설립 인가가 나왔다”며 “즉시 이사회, 대위원회 회의 등 절차를 거쳐 빠르면 7월 시공사 입찰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극신 리모델링 조합은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르면 올해 12월, 늦어도 2024년 1월까지는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우성, 극동아파트와 함께 우극신 통합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신동아4차아파트도 현재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율이 60%에 육박하며 사업 추진에 힘을 받고 있다. 조합설립에 필요한 법정 동의율은 66.7%다.
신동아4차아파트는 우성2·3차, 극동아파트와 붙어있지만 필지가 달라 별도로 조합을 설립한다. 다만 같은 시공사를 선정해 하나의 단지로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신동아4차 리모델링 조합설립 추진위 관계자는 “주민들도 우성, 극동아파트와 통합리모델링을 원하고 있는 만큼 우성, 극동아파트 조합인가로 신동아4차 리모델링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당 우극신 통합리모델링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건설사들의 물밑 수주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당 우극신은 서울 도심에 5천 세대 규모 브랜드 타운을 세울 수 있는 사업장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일찍부터 눈독을 들여왔다.
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한화 건설부문 등이 초반부터 사업 추진위와 접촉하며 관심을 표시해왔다.
사당 우극신은 예상 사업비만 1조5천억 원 수준이다.
2023년 상반기에는 건설사들이 공사비 상승, 건설부동산 경기침체 등 대내외적 불안정성을 고려해 도시정비시장에서 몸을 사리면서 전체적으로 수주실적이 2022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1조 원을 넘는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정도다. 사당 우극신 사업은 수주실적 순위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일감인 셈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앞서 10일 서울 송파 거여4단지 리모델링사업까지 수주하면서 현재 도시정비 수주실적 2조3144억 원으로 업계 1위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5월까지는 도시정비부문에서만 수주실적 4조9천억 원가량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1조5804억 원 수준에 그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은 각각 도시정비부문에서 수주실적 1조1463억 원, 1조1156억 원을 거둬 3,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당 우극신은 서울 동작구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역과 7호선 이수역·남성역 사이에 있는 사당우성2차(1080세대), 사당우성3차(855세대), 극동아파트(1550세대), 신동아4차(912세대)를 합친 것이다.
아파트 4개 단지, 4397세대가 같은 시공사로 함께 리모델링을 추진해 5056세대의 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 서울 중구 신당동 844 일대 아파트 42개 동, 5150세대 규모 남산타운아파트 단지 모습. <네이버부동산갤러리>
사당 우극신과 함께 올해 하반기 리모델링시장 대어로 꼽히는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아파트도 조합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산타운아파트는 2023년 1월 공공기여 방식, 민간주도 방식으로 나눠져 있던 사업 추진위를 통합해 내분을 정리하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산타운아파트는 현재 리모델링조합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를 62%가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설립 추진위는 나머지 4%가량을 상반기 안에 채워 7월 조합설립을 위한 총회를 열고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산타운아파트는 서울시 중구 신당동 844 일대 2002년 준공한 단지다. 아파트 42개 동, 5150세대 대형 단지로 이 가운데 임대세대를 뺀 3116세대가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임대세대를 빼고도 리모델링 예상 사업비가 1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남산타운아파트는 기존에 시공을 맡았던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가 새롭게 출시한 하이엔드 브랜드 ‘디파인’을 앞세워 수주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GS건설,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등이 현수막을 걸고 물밑작업에 나서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당 우극신과 남산타운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업장”이라며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시장은 건설사들 경쟁이 별로 없었지만 하반기에는 리모델링과 재건축 등에서 대형 사업장들이 나오는 만큼 다각도로 수주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