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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박민식 첫 보훈부 장관 가는 길 험난, 과거 수사·변호사 겸직 질의 진땀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3-05-22 1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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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제기한 의혹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박 후보자의 소신이나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비교적 편안한 자세를 보이며 부처 수장으로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현장] 박민식 첫 보훈부 장관 가는 길 험난, 과거 수사·변호사 겸직 질의 진땀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5월22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물을 마시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민식 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22일 국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7살 때 아버지가 베트남에서 전사했고 전사자 아들로서 국가유공자 가족의 자부심을 높이는 것은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으로서 역량과 자질을 검증받기 위해 이 자리에 선 만큼 의원들의 질의를 국민들의 말씀이라 여기고 듣겠다”며 몸을 낮췄다.

이날 박 후보자는 회의장에 도착한 뒤 물을 마시고 인사청문회 선서를 하는 목소리가 떨리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자를 향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24년 총선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공세를 펼쳤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는 후보등록 90일 전에 공직에서 사퇴해야하기 때문에 ‘부’로 승격한 보훈부의 안착을 책임져야 할 초대 보훈부 장관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고 물었다.

박 후보자가 “1년 동안 새벽 4시에 일어나 ‘국가보훈’만 생각했다”면서도 “그런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본 바 없다”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1%라도 출마가능성이 있다면 후보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성준 의원도 “총선 후보로 나올지 안 나올지를 명확히 얘기해야 한다”며 “초대 보훈부 장관을 출세도구로 활용하지 않겠다면 (총선 출마 안하고) 전념한다고 확실히 해야 하지 않나”고 몰아붙였다.

박 후보자는 “지적을 깊게 새기겠다”면서도 끝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대답은 하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부산 북·강서 갑 선거구에서 18~19대 의원을 지냈고 20~21대 총선에도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현재 국민의힘 부산 북강서갑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라 내년 총선에 박 후보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박 후보자가 국회의원이었던 2008년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도 청문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자는 2008년 4월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8월 국회 법사위 소속이 됐으나 법무법인이 수임한 사건의 변호인단에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박용진 의원은 “2008년에도 해당 상임위(법사위) 관련 영리활동은 금지돼있었다”며 “법무법인에서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는 건 관행이라거나 행정착오라는 해명, 실제 소송에 출석도 못했다는 후보자의 해명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2년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박 후보자 스스로 법무법인이 그냥 일이 많아서 이름을 올려준다는 건 법조계에서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발언한 영상을 틀었다.

박 후보자는 자신의 발언 영상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법사위 국회의원과 변호사 겸직이) 사실이라면 제가 여기있으면 안 된다”며 “법사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공개적으로 변호활동을 물리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현장] 박민식 첫 보훈부 장관 가는 길 험난, 과거 수사·변호사 겸직 질의 진땀
▲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오른쪽)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검사시절 무리한 수사로 보훈대상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질의를 하고 있다. <국회방송 생중계화면 갈무리>

민병덕 의원은 박 후보자가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무리한 수사로 보훈대상자가 피해를 본 사건을 집중 추궁했다.

국회의원 보좌관이었던 김모씨는 브로커 김홍수로부터 정치권 로비 대가로 7억 원에 가까운 돈을 받았다는 혐의가 적용돼 재판을 받았으나 2006년 11월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의 주임검사가 박 후보자였다.

당시 검찰이 제시했던 핵심증거는 법조브로커 김홍수의 진술과 그가 작성한 다이어리였는데 대법원은 다이어리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민 의원은 “김흥수의 첫 진술 때는 다이어리가 없었는데 다이어리가 등장하기까지 검찰에 266회나 출석시켰다”며 “대법원 판결문에서도 (다이어리가) 사후에 인위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는데 특수부 검사의 수사 특징인가”라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수사부분에서 세밀하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무죄가 난 부분에 대해 당사자가 억울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보훈가족이었던 김모씨가 무리한 수사로 5년 동안 재판을 받으며 인생이 무너진 점에 책임을 느끼는지 물었다. 그러자 박 후보자는 수사팀에 참여한 인원이 15명이 넘는다며 정확한 책임소재를 가려야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박 후보자가 평소 소신으로 밝혀온 ‘이승만 대통령 건립관’도 청문회에서 논쟁의 대상이 됐다.

강병원 의원은 국가보훈처가 올해 기획재정부와 중기재정계획을 논의하면서 이승만 건립관 예산으로 460억 원을 요청했다며 공식적 사업 계획인지 확인을 요청했다. 

박 후보자는 이승만 대통령 건립관 사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독립유공자이자 대통령으로서 보훈기념사업 대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영덕 의원은 보훈 주무부처 수장이 내년 예산에 이승만 건립관 관련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면 정쟁의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이 “이승만 건립관이 소신인가”라고 묻자 박 후보자는 “그렇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정책질의와 보훈부 장관으로서 견해를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집중했다.
 
[현장] 박민식 첫 보훈부 장관 가는 길 험난, 과거 수사·변호사 겸직 질의 진땀
▲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게 대전 현충원 인근 메모리얼 클러스터 구축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보훈처가 ‘부’로 승격된 만큼 대통령실에 보훈비서관을 신설하는 한편 부처의 정무직 차관들을 보훈처 출신으로 임명할 것을 제안했다. 박 후보자는 윤 의원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윤창현 의원은 보훈정책 ‘업그레이드’를 강조하며 대전 현충원 인근을 ‘메모리얼 클러스터’로 구축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박 후보자는 “보훈시설이 국립묘지나 현충원으로 일반 국민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라며 “문화클러스터로 조성하면 국민들이 보훈을 더 일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 후보자는 1956년생으로 부산 출신이다. 1988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서 일했다. 1993년에는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6년부터 검사로 활동했다.

2008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제18대 국회의원이 됐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윤 대통령 경선 캠프에서 기획실장을 맡았고 대선 때 윤석열 후보의 정무특보로 활동했다. 지난해 5월10일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됐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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