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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박상일 원자현미경 한 우물, 파크시스템스 EUV시대 수퍼을 되나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5-1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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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반도체업계의 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극자외선 노광기술, EU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세공정의 수율문제가 불거지면서 직접 가공하는 장비뿐만 아니라 검사장비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진다.

공정이 나노단위(10억분의 1)로 가면 빛을 반사하는 광학현미경으로는 방식으로는 관찰할 수가 없고 전자기적 방식의 검증방식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나노미터 수준의 반도체를 검사할 수 있는 원자현미경이 반도체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원자현미경이 반도체 공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보고 이 분야에서 국내 1위, 글로벌 2위 기업인 파크시스템스가 걸어온 길도 되짚어본다.

원자현미경이란 원자 단위의 물질을 관찰하는 관측장비다. 그 원리는 원자와 원자에서 발생하는 인력으로 미세하게 떨리는 관측자의 각도를 레이저광선으로 측정해 이미지화하는 것이다.

이를 이용해 반도체 회로가 제대로 그려졌는지를 회로의 손상 없이 알아낼 수 있다. 가격은 대학과 연구소 등에 제공하는 연구용 제품이 1억 원 정도이며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산업용은 20억 원이 넘는다.

세계에서 이 원자현미경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파크시스템스 외에도 독일의 브루커와 JPK인스트루먼트, 러시아의 NT-MDT, 미국 키사이트 등이 있다. 이 5개 기업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전통의 과학대국인 미국과 독일, 러시아 사이에 한국기업이 끼어있는 모습이 생경하다.

최근 원자현미경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실적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파크시스템스는 2022년 매출 1221억 원, 영업이익 312억 원을 거둬 전년보다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77% 늘었다.

앞으로 반도체 업계에 EUV 공정이 보편화된다면 원자현미경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현미경 시장 규모는 2022년 3.73억 달러에서 2028년 4.61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파크시스템스는 2022년 전체 매출의 80%가 수출에서 나왔다.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의 인텔, 대만의 TSMC, 스위스의 ST마이크 등도 파크시스템스의 주요 고객이다.

대기업 계열사도 아닌 한국의 중소기업이 어떻게 이 정도의 최첨단 분야에서 경쟁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88년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한 차고를 빌려 파크사이언티픽인스트루먼트(PSI)를 창업한 스탠퍼드 물리학 박사 박상일 대표가 있다.

박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원자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만든 캘빈 퀘이트 교수의 연구원으로 지내면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원자현미경 회사를 설립했는데 캘빈 퀘이트의 제자가 원자현미경 기업을 설립했다는 소식에 당시 과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러나 1997년 미국에서 사업을 돌연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한국에서 재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당시 대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의 러브콜도 많았다고 하는데. 특히 벤처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던 당시 한국에서 창업보다는 후학 양성에 힘쓰라는 주변의 권유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박 대표는 조국에서 창업의 모범사례이자 밑거름이 되고 싶었다고 술회한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제로는 행정규제와 금융권의 벽을 넘지 좀처럼 넘지 못했는데 다행히 스탠퍼드대학 동문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보광그룹의 도움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1위 브루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참고로 박 대표가 매각한 PSI가 브루커에 넘어갔으며 이를 바탕으로 브루커가 세계 원자현미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원자현미경 세계 1위와 2위가 모두 박 대표의 손에서 나온 셈이다.

브루커가 이후 인수합병을 통한 연구장비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는 동안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 하나에 집중해 제품 성능에서는 브루커를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크시스템스 제품은 원자현미경 성능의 주요 지표인 재현도와 정확성에서 브루커 등 경쟁사보다 앞서고 있으며 특히 주력제품 NX-Wafer는 시판되는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재현성을 나타낸다고 알려졌다.

박 대표의 경영관은 오직 기술력으로 승부하고 투명경영을 한다는 것이다. 파크시스템스의 전체 인력 177명 가운데 30%가량은 연구개발(R&D)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EUV 시대로 이행하려는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원자현미경을 만드는 파크시스템스와 박상일 대표, 한국의 벤처기업 파크시스템스가 네덜란드 ASML과 같은 수퍼을 기업으로 커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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