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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 열쇠 쥔 롯데면세점, 22년 만의 인천공항 철수 진짜 괜찮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04-24 15: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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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 열쇠 쥔 롯데면세점, 22년 만의 인천공항 철수 진짜 괜찮나
▲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운영하는 면세점 모습. <롯데면세점>
[비즈니스포스트] 롯데면세점은 롯데그룹의 숙원인 ‘호텔롯데 상장’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회사나 다름없다.

호텔롯데 전체 실적이 여러 사업부 가운데 하나인 롯데면세점의 실적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22년 만에 철수하는 롯데면세점의 상황을 감안할 때 앞으로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기 더욱 까다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배경이다.

2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관세청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를 낸다.

3월 중순 발표된 면세점 사업자 후보 기업들을 대상으로 26일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한 뒤 최종 사업자를 선정해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의 후보 선정과 관련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이들이 올해 7월부터 2033년 6월까지 10년 동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나눠 운영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저번 심사에서 다른 기업들보다 적은 입찰가격을 제시해 후보군에 들지 못한 롯데면세점이 22년 만에 처음으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롯데면세점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탈락은 이례적 결과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국내 1위, 전 세계 2위 면세점 사업자가 아시아 주요 허브공항으로 평가받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매장을 뺀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내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아 실적에 큰 영향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시내면세점이나 온라인 등 다른 채널을 통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실적 공백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관문에 매장을 낸다는 상징성,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의 가파른 회복과 성장성 등을 감안할 때 너무 보수적으로 접근한 탓에 사업 기회를 뺏긴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롯데면세점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철수가 무엇보다 주목받는 이유는 사실 롯데면세점의 움직임이 호텔롯데 상장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기업공개는 롯데그룹의 숙원이다. 전체 지분의 99%가량을 들고 있는 일본 롯데와 얽힌 지배구조 문제를 풀어내려면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의 지분을 희석해야만 한다.

호텔롯데 상장은 현재 기업공개 시장의 한파 탓에 롯데그룹의 주요 과제 가운데 후순위로 밀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풀어내야 하는 숙제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호텔롯데의 여러 사업부 가운데 상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은 바로 롯데면세점이다.

호텔롯데는 기업 이름에만 ‘호텔’을 달고 있을 뿐 사실 면세사업에서 내는 실적이 제일 중요한 회사다. 지난해 기준으로 면세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77.4%로 호텔사업부(15.7%)의 5배가 넘었다.

매출총이익으로 보면 면세사업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2022년 면세사업부의 매출총이익 비중은 84.7%로 호텔사업부(9.5%)의 9배를 넘었다.

롯데면세점의 실적이 흔들리면 호텔롯데 전체의 실적이 흔들리는 꼴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탓에 롯데면세점을 찾는 여행객이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자 호텔롯데 실적은 곤두박질했다.

사실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지 못한 배경에는 이런 이유도 있었다. 면세사업의 부진이 호텔롯데 실적을 끌어내렸고 이에 따라 호텔롯데 기업가치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엔데믹에 따라 국제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면세업계에도 봄이 오고 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과 2021년에 바닥을 친 뒤 2022년부터 점차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역시 과거 6조 원 수준이었던 연간 매출이 2020년과 2021년에 3조 원대로 쪼그라들었다가 지난해 5조 원대로 회복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한다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발을 빼게 된 롯데면세점의 전략이 향후 호텔롯데 상장에 아쉬운 대목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지 않음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매출만 연간 5천억 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매출 공백을 다른 사업장에서 메우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과 같다.
 
호텔롯데 상장 열쇠 쥔 롯데면세점, 22년 만의 인천공항 철수 진짜 괜찮나
▲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가 운영하는 호주 시드니 시내면세점 모습. <롯데면세점>
물론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힘을 빼는 대신 온라인과 시내면세점, 해외면세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국내 면세업계에서 출국장면세점의 매출 비중은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출국장면세점이 국내 면세업계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0.2%였으나 2017년 19%, 2018년 16.1%, 2019년 13.1%로 계속 줄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내외국인 고객들의 온라인 면세점 접근성이 강화되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각 지역 대표 명소에 위치한 시내면세점에서 쇼핑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라며 “롯데면세점의 온라인 매출 비중도 2013년 10% 미만에서 2018년 이후 30~40%대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 시내점과 온라인 매출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던 추세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철수의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내면세점과 함께 온라인면세점을 강화하고 해외사업까지 더해지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롯데면세점이 힘을 싣고 있는 해외면세점의 규모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빈 자리를 대신할 만한 존재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롯데면세점이 해외사업을 의욕적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실제 규모는 자그마한 사례도 많다”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예전만큼 각광받는 시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롯데면세점을 제외한 다른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들이 공격적으로 베팅한 데는 모두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과제다. 2016년부터 추진해온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열쇠이기 때문이다.

다만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베트남 출장에서 한 매체 기자와 만나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요즘 여러 가지 문제도 있기 때문에 상장은 좀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내년(2023년)에도 상장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뜻을 보인 바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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