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사장이 3분기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폴리실리콘부문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OCI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폭락한 탓에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적자를 냈지만 올해 폴리실리콘 가격이 반등하면서 흑자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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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현 OCI 사장. |
하지만 하반기에 폴리실리콘 수급상황이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다시 실적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25일 “폴리실리콘의 공급과잉 현상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OCI의 단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폴리실리콘 판매가격은 2월 킬로그램당 12달러 수준에 머물렀지만 5월 말에 17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 태양광 설치량이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수요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자 6월에 킬로그램당 16달러 초반 수준까지 다시 떨어졌다.
중국은 올해 모두 18~20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가운데 상반기에만 12~13GW 규모가 설치되면서 하반기에 중국에서 폴리실리콘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노르웨이 폴리실리콘 제조기업인 REC가 하반기에 제조공장을 재가동하고 글로벌 경쟁기업들도 공장증설과 생산효율화 등을 추진하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폴리실리콘 가격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OCI가 추가적으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폴리실리콘 가격의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우현 OCI 사장도 폴리실리콘 판매가격의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이 사장은 22일 OCI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3분기에 태양광 셀·모듈의 가격하략이 급격하게 진행되면 폴리실리콘 제조원가를 낮추지 않는 이상 적자를 볼 수도 있다”며 “이미 예상되는 손실에 대처하기 위해 원가절감 비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폴리실리콘의 제조원가를 지난해보다 19%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OCI는 상반기에만 원가를 15% 가까이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2018년까지 폴리실리콘 제조원가를 현재의 58% 수준으로 낮춰 폴리실리콘 업황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폴리실리콘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구입비를 줄이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전력구입비는 폴리실리콘을 제조하는데 드는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통상 하절기에 산업용 전력요금이 5~7% 상승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전력구입비를 줄이지 못하면 원가절감 노력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 사장은 5월에 국내 4·5공장을 증설하기 위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OCI는 이미 4공장에 5천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애초 투자계획을 발표할 때보다 전기료가 40% 이상 올라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이 사장은 “장기적으로 전력구입비가 싼 곳에 투자를 해야 승산이 있다”며 “신규투자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OCI는 3분기에 매출 6250억 원, 영업이익 305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보다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35.4% 줄어드는 것이다.
OCI 주가는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7900원(7.78%) 내린 9만3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분기 연속 흑자행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실적개선이 불투명해지자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