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30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생물다양성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국제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생물다양성 보전을 기후위기와 연계해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생물다양성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국제콘퍼런스’가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환경연구원과 주한영국대사관이 주최했고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세계자연기금(WWF)이 주관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윤종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한국위원장은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자연자본에 기반하고 있다”며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은 1989년 세계자연보호재단의 정의에 따르면 ‘수백 만여 종의 동식물, 미생물, 그들이 가진 유전자, 그리고 그들의 환경을 만드는 생태계 등을 모두 포함하는 이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풍요로움’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생태계, 종, 유전자, 분자 등 수준으로 분류된다.
생물다양성 문제는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지구정상회담에서 기후변화, 사막화방지와 함께 세 가지 주요 협약 가운데 하나로 마련됐을 정도로 전 세계가 공을 들이고 있는 환경 현안이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등 기업들에 관련 정보 공시를 요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기업을 향한 기후변화 대응 요구에 발맞춰 ‘자연자본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NFD,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가 출범하는 등 생물다양성 현안에서도 재무정보 공개 표준을 만드려는 본격화하고 있다.
김현정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선임연구원은 이날 발제에서 “생물다양성 등 자연자본 보호 문제가 기후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대응과정에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물다양성 관련 정보공개 요청 결과 글로벌 기업 9천여 곳 가운데 87%가 응답을 해왔고 이들 가운데 50% 정도가 경영전략 등에 생물다양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면서도 “다만 55%의 기업이 설정한 생물다양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실행력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한국 기업의 생물다양성 대응 상황을 놓고는 관심은 높지만 아직 대응 수준은 미흡한 편이라고도 진단했다.
생물다양성이 기후위기와 어떻게 연계돼 국가의 경제에 위협을 주는지 구체적 예시도 제시됐다.
조나단 우드랜드 주한영국대사관 기후변화팀장은 “브라질을 예로 들면 기후변화에 따라 생물다양성 훼손인 열대우림의 파괴가 일어나고 이는 강수량 감소, 다시 삼림 파괴 등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라질 전력발전량의 55%가 수력이고 대두 수출액이 연간 300억 달러에 이르는 등 농업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파괴는 브라질 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다양성 파괴가 다시 기후변화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윤진 한국 세계자연기금 기후에너지팀장은 “기후변화로 특정 생태계 혹은 특정 생물군의 서식지가 파괴되면 다량의 생물 사체가 생기고 사체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된다”며 “이는 탄소 흡수원이 다시 배출원이 되는 것으로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