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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라이벌] 삼성 디스플레이 향한 중국 공세, 롤러블과 퀀텀닷도 추격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3-2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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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라이벌] 삼성 디스플레이 향한 중국 공세, 롤러블과 퀀텀닷도 추격
▲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BOE 등 현지 디스플레이 업체의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 화웨이 자회사 아너가 MWC2023에서 선보인 폴더블 스마트폰.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테크기업의 전시장은 MWC2023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폴더블과 롤러블 등 혁신적 디스플레이 기술이 중국의 가장 앞선 성과를 보여주며 ‘강력한 귀환’을 증명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올해 초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2023에서 오포와 아너, ZTE 등 자국 모바일기업이 선보인 여러 기술을 소개하며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의 발전을 강조했다.

전 세계 전자업체들이 모여 기술력을 자랑하는 행사에서 중국 기업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등 신제품을 통해 뛰어난 역량과 성장 잠재력을 증명했다고 자평한 셈이다.

중국 스마트폰 경쟁사의 폴더블 신제품 출시는 삼성전자에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 완제품뿐 아니라 핵심 기술인 폴더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도 대부분 중국의 자체 기술로 개발과 생산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BOE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 글로벌 핵심 기업으로 성장한 대표주자로 꼽힌다. BOE는 중소형 올레드와 같은 모바일 패널의 기술력을 충분히 인정받았고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디스플레이를 납품할 정도로 품질과 가격 측면의 장점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독보적으로 앞서가던 중소형 올레드시장을 중국업체에서 본격적으로 침범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에 위기감을 키우는 요소다.

한국 디스플레이 대표기업인 삼성과 LG디스플레이는 LCD시장 주도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가던 시점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모바일용 올레드에 기술과 투자 역량을 집중했다.

BOE와 CSOT, 티앤마 등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생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TV와 모바일용 LCD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갔고 결국 삼성을 비롯한 한국 업체가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을 만들었다.

결국 삼성과 LG는 LCD사업을 사실상 중단하고 올레드 디스플레이에 집중했다. 올레드는 새로운 기술 분야인 만큼 중국 경쟁사들이 단기간에 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강력한 디스플레이산업 육성 정책은 삼성을 비롯한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다수의 중국업체가 자체적으로 중소형 올레드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에 뛰어들었고 BOE가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은 올레드 디스플레이 일부를 구부리는 곡면 형태의 ‘엣지’ 디스플레이와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올레드를 개발하며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갔다. 그러나 BOE와 같은 중국 경쟁사의 추격은 계속됐다.

MWC2023에서 공개된 화웨이 자회사 아너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BOE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중국의 폴더블 올레드 기술이 상용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증명했다.

BOE는 더 나아가 노트북 크기의 중형 폴더블 디스플레이, 화면을 종이처럼 말았다가 펼 수 있는 롤러블 올레드 등을 함께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아직 제품으로 출시하지 않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 셈이다.

디스플레이 기술은 전자업계에서 반도체 못지않게 중요하다. 반도체는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내부 성능을 결정하지만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등 제품에서 소비자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데다 폴더블 스마트폰과 같이 하드웨어의 형태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제조사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디스플레이 사업에 큰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폴더블 올레드의 고객사 기반이 넓어지는 효과를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장 흐름이 이어진다면 폴더블 제품의 대중화에 따른 수혜는 BOE와 같은 중국 업체에 넘어가게 될 수도 있다.
 
[삼성의 라이벌] 삼성 디스플레이 향한 중국 공세, 롤러블과 퀀텀닷도 추격
▲ 대만 에이수스의 폴더블 노트북에 활용된 BOE의 디스플레이 패널.
실제로 대만 에이수스가 출시한 폴더블 노트북은 BOE의 패널을 사용하고 있으며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 중단 직전까지 출시를 검토하던 롤러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도 BOE의 패널 탑재가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었다.

디스플레이 기술이 중요한 대표 제품인 TV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삼성전자는 수 년 전까지만 해도 TV용 대형 올레드 개발을 사실상 포기하고 퀀텀닷 기반 TV를 중점적으로 키워 왔다.

퀀텀닷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를 활용해 색 정확도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인데 기존의 LCD TV와 생산 공정에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화질과 밝기, 명암비 등 측면에서 장점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퀀텀닷 기술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BOE는 2017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한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선보였고 주요 고객사의 프리미엄 TV에 공급하기 시작하며 가격 경쟁을 주도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TV 사업에서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모두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데 위기감을 안게 되었고 결국 대형 올레드 TV시장에 LG전자의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이 성장한 방식은 삼성이 과거 일본 경쟁사를 제치고 LCD 상위 기업으로 도약한 역사와 비슷하다. 샤프와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대형 전자업체는 장기간 디스플레이 강자 지위를 지켜 왔지만 2010년 전후로 삼성과 LG의 기술 추격과 투자 확대에 밀려 선두를 내줬다.

이제는 중국이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LCD에 이어 올레드 분야에서 삼성을 비롯한 한국 경쟁사를 제치겠다는 목표를 두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이 중국의 추격을 방어하려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와 가상현실 기기 전용 디스플레이,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분야에서 새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영역에서 쓰이는 패널은 훨씬 높은 기술 수준을 충족해야 해 중국이 따라잡기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디스플레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챙기며 미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장이 최근 충남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실무진과 논의를 진행한 일이 대표적이다.

메타버스와 전장부품 등 삼성전자의 신사업 분야에서 디스플레이 경쟁력이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중국 경쟁사의 기술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자동차용 패널과 차세대 IT기기용 패널 등에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임직원들에 “끊임 없는 혁신과 선제적 투자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고 주문했다. 김용원 기자
 
[편집자주] 2023년, 글로벌 경기침체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며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및 국가 경쟁력에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때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현재 전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 파악하는 일은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경제팀에서 연재하는 [삼성의 라이벌] 기획은 삼성전자와 주요 라이벌 기업 사이의 경쟁 판도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예측해 삼성의 현 위치를 짚어보고 이러한 경쟁이 어떠한 방식으로 삼성의 위기 극복 능력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진단한다.

4부 - 삼성 vs CHINA
(6) 중국 스마트폰 '턴어라운드' 노리는 삼성, 폴더블로 재도전
(7) 삼성 디스플레이 향한 중국 공세, 롤러블과 퀀텀닷도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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