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소형SUV 시장의 판도를 흔들지 주목된다. <한국GM>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GM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트랙스크로스오버를 출시하면서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쌍용차 토레스가 중형SUV시장에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트랙스크로스오버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이날 사전계약에 들어간 트랙스크로스오버의 시작가 2052만 원은 XM3를 제외하고 소형SUV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는 한국GM이 함께 판매하고 있는 동급의 소형SUV 트레일블레이저 (1.35가솔린모델 기준) 시작가인 2489만 원보다 약 400만 원 저렴한 수준이다.
트렉스크로스오버는 트레일블레이저와 비교해 차체가 더 큰 데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차량 가격에 차체뿐 아니라 파워트레인 사양 등 복합적으로 가격이 책정되지만 일반적으로 차체가 클수록 비싼 가격을 매겨왔다는 점에서 한국GM으로서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읽힌다.
트랙스크로스오버의 전장과 전폭은 각각 4537mm, 1825mm로 트레일블레이저보다 각각 112mm, 15mm 크다. 실내공간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도 트랙스크로스오버가 60mm 더 길다.
특히 트랙스크로스오버 시작가는 미국 판매가격과 비교해도 저렴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국GM이 국내 판매 확대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미국에서는 기본 모델 가격이 2만1495달러(약 2640만 원)으로 한국보다 600만 원가량 비싸다. 물론 미국의 기본 모델에 포함된 옵션 등에서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한국 시장에서의 판매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경쟁사 차량들보다 저렴하다는 점에서 트랙스크로스오버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급인 쌍용자동차(KG모빌리티)의 티볼리 시작가는 2134만 원이고 올해 초 출시된 현대자동차 코나는 1.6가솔린 터보 모델을 기준으로 2537만 원이다.
국내 소형 SUV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아 셀토스도 1.6가솔린 터보 모델을 기준 2160만 원으로 트랙스크로스오버보다 최소 80만 원에서 최대 480만 원까지 비싸다.
한국GM으로서는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소형SUV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쌍용자동차의 중형SUV 토레스는 기존 다른 중형SUV보다 100만 원 이상 저렴하게 출시된 이후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통계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올해 2월 토레스는 4813대 팔려 스포티지에 이어 중형SUV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자동차 제작사들의 차체 등급으로 구별하면 스포티지는 준중형SUV라는 점에서 사실상 토레스가 기아 쏘렌토, 현대자동차 투싼을 제치고 중형SUV 1위를 차지한 셈이다.
다만 한국GM이 생산하는 모델이 모두 소형SUV에 쏠려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모델은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크로스오버 단 2종에 그치는데 모두 소형SUV라는 점에서 ‘제살 깎기’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현대차도 소형SUV에서 베뉴와 코나 등 2종을 국내 판매하고 있지만 베뉴는 코나에 밀려 주문생산 방식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GM이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크로스오버의 가격에 차별을 두면서 등급을 나누긴 했지만 두 모델이 사실상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며 “비슷한 제원과 사양이면 판매 간섭이 생기는 ‘제살 깎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