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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곽노정 임기 첫 1년 ‘반도체 겨울’, 차세대 기술로 '봄' 준비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3-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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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적어도 지난 1년은 운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얘기다. 곽 사장이 취임 1년을 앞둔 상황에서도 '반도체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곽 사장은 반도체 업황 악화 시기를 기술 축적의 기회로 삼아 반도체 수요 반등기에 빛을 볼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곽 사장이 중점들 뒀던 고성능 반도체는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향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핵심 제품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0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곽노정</a> 임기 첫 1년 ‘반도체 겨울’, 차세대 기술로 '봄' 준비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하는 현재 시점을 기술 축적의 기회로 삼아 반도체 수요 반등기에 빛을 볼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하며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기업들의 실적 개선 시점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력품목인 D램은 비수기인 2분기에 글로벌 시장규모가 94억 달러, 3분기에는 100억 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업황 싸이클에서 가장 침체했던 시기인 2019년 2분기 148억 달러에도 크게 못 미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역대급 수요 침체와 과잉재고 탓에 D램산업의 업황이 역대급으로 나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회복 강도가 시장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바라봤다.

예상보다 장기화하는 반도체 불황으로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도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손실 규모가 1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주요 증권사들의 평균 실적 전망치(컨센서스)인 영업손실 7조6795억 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서버 고객들의 재고 조정이 우려했던 것보다 더욱 크게 나타나면서 D램의 총 출하량 감소율(전분기 대비 –25%)이 시장 기대치(-12%)를 밑돌 것”이라며 “경쟁사와 점유율 경쟁이 격화할 가능성도 있어 출하량과 가격 모두 부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황이나 실적 전망이 모두 낙관적이지 않은 만큼 SK하이닉스로서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하는 형편이다. 다만 재무 안전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투자를 미루고 비용 절감에 몰두하다 보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게 반도체산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곽노정 사장으로서는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과 집중의 묘미를 발휘해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재무 안전성을 높여야 하는 까다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곽 사장은 고성능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기술 우위를 선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차세대 D램인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등의 분야 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서버를 중심으로 향후 수요 회복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DDR5는 기존 DDR4보다 속도가 2배가량 빨라지고 전력 소모량은 최대 20% 절감된다는 장점을 지닌다. DDR5 가격은 DDR4 대비 40% 안팎의 프리미엄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DDR5 수요가 늘면 SK하이닉스의 수익성도 높아진다.

SK하이닉스는 DDR5의 성능 향상에 힘을 기울이며 서버용과 모바일용 차세대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인텔이 최근 출시한 신형 CPU에 ‘사파이어래피즈’에 10나노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인증을 받았다. 10나노급 4세대 D램이 인텔의 인증 받은 것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다. 

지난해 말에는 기존 DDR5보다 80% 빠른 서버용 D램 제품인 ‘DDR5 MCR DIMM’ 샘플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기도 했다. 

MCR DIMM은 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돼 속도가 향상된 제품이다. 이 제품은 동작 속도가 초당 8Gb(기가비트) 이상으로 초당 4.8Gb인 서버용 DDR5보다 속도가 80% 이상 빠르다.

최근에는 모바일용 차세대 D램 ‘LPDDR5T(저전력DDR5터보)’도 선보였다. 

LPDDR5T는 SK하이닉스가 2022년 11월에 공개한 모바일 D램 LPDDR5X의 성능을 대폭 향상한 제품으로 동작속도가 초당 9.6Gb(기가비트)다. LPDDR5X와 비교해 13% 향상됐다.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 제품 역시 최근 관심을 많이 받는 품목이다. 

HBM D램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끌어 올린 고성능 제품으로 인공지능과 같이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앞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BM3은 SK하이닉스가 ‘현존 세계 최고사양의 D램’으로 소개하며 기술 우위를 자신하는 제품이다. 

HBM3 D램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10월 개발을 마친 4세대 제품이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 순으로 개발돼 왔다. HBM3는 최대 819GB/s의 속도로 1초에 FHD(Full HD) 영화 163편을 전송한다.

이런 차세대 반도체 제품들은 기존 제품들과 비교하면 가격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익성도 좋다. 게다가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의 적용이 확대되며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차세대 기술을 축적하는 일이 반도체 수요가 회복됐을 때 성장의 발판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런 고성능 반도체 개발·제조에는 반드시 그에 걸맞은 차세대 공정 기술이 적용돼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LPDDR5T만 하더라도 HKMG 공정이라는 차세대 공정을 활용해 만든다. HKMG 공정은 유전율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 절연막에 사용하는 것으로 누설 전류를 막고 정전 용량을 개선해 D램의 초고속화와 초저전력화의 동시 구현이 가능하다.  

반도체 불황 장기화로 대규모 투자 여력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공정기술 개발에 효율적 자원 투입이 절실하다. 곽 사장이 공정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해야 할 지점이다.

곽 사장은 2022년 3월30일 주주총회을 거쳐 대표이사에 오른 뒤 취임 1년을 앞두고 있다. 그는 SK하이닉스에서만 일해온 엔지니어로 첨단공정 개발과 제품 양산을 주도해왔던 이력을 지닌다. 

2006년 세계 최초 60나노급 DDR2 미세공정과 2009년 40나노급 DDR3 미세공정 개발에도 참여했고 2013년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에서 공정기술그룹장을 맡으며 16나노 미세공정과 20나노 미세공정 기술 연구도 주도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SK하이닉스의 공정 전문가인 셈이다. 

곽 사장은 지난해 6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임직원 소통 행사에서 “과거에 D램은 100나노미터(nm)가 한계라고 했지만 우리는 이제 10나노대를 구현하고 있다. 이런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실력이라면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앞으로 한계를 넘어설 것이다”라며 기술적 한계 극복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반도체 업황과 실적 전망이 어두운 점을 감안해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 19 조 원에서 50% 이상 줄이기로 했지만 DDR5·LPDDR5·HBM3 등 차세대 주력제품 양산과 미래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SK하이닉스 측은 2월 2022년 실적 발표 뒤 콘퍼런스콜을 통해 DDR5·LPDDR5·HBM3 분야의 경쟁사 대비 기술우위를 강조하며 “이번 경기 하락을 잘 극복함으로써 더욱 견고한 체질로 무장해 글로벌 초일류 기술기업으로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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