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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목한 영국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 한국 공유주거시장 커진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3-02-26 16: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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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목한 영국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 한국 공유주거시장 커진다
▲ 영국 런던 북서부 월섬애비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코리빙하우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 건물. <더콜렉티브 홈페이지>
[비즈니스포스트] 영국 런던 서부 월섬애비에는 세계에서 제일 큰 코리빙(공유주거)하우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가 있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는 런던 지하철 노스액튼역에서 9분, 유명한 관광지 노팅힐까지는 자전거로 10분 거리의 1만6천㎡ 부지에 자리 잡은 10층짜리 공유주거 건물이다. 넉넉한 품을 지닌 오래된 참나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려 546개의 방이 있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는 2016년 5월 문을 연 뒤 빈 방이 거의 없이 운영되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서도 1인 가구 증가와 공유경제 발달 등에 힘입어 코리빙 서비스가 새로운 주거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건축법 시행령에 기존 학교, 공장 구성원을 위한 일반 기숙사가 아닌 임대형 기숙사 관련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민간기업이 도심에서 대규모의 코리빙사업을 펼치는 데 힘을 실어준 것이다.

코리빙하우스는 방이 여러 개인 주택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쉐어하우스'에서 조금 더 나아간 개념이다. 개인 방과 욕실 외 주방, 라운지, 피트니스센터, 회의실, 옥상 테라스 등 다양한 공용시설과 세탁, 청소 등 생활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곳들이 많다.
 
정부가 주목한 영국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 한국 공유주거시장 커진다
▲ 영국 런던 코리빙하우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 식당 모습. <더콜렉티브 홈페이지>
개인공간을 보장받으면서 동시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통한 주거 경험을 누리고 싶어 하는 젊은 세대의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국토부가 이번에 임대형 기숙사 사례로 언급한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 역시 커뮤니티 생활을 제공하는 데 핵심을 두고 있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의 방들은 한 달 임대료가 1200파운드(약 188만 원)부터 1899파운드(약 299만 원)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주택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런던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가격 자체가 혁신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의 장점은 임대료보다는 도심지역에 살면서 다양한 생활방식을 누릴 수 있다는 데 있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는 건물 안에 체육관과 영화관, 게임방, 도서관 이외에 다양한 업무공간과 디너파티를 열 수 있는 식당들, 루프탑 정원까지 갖춰져 있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는 이런 시설을 갖추는 데서 끝나지 않고 내부 커뮤니티 콘텐츠도 활성화돼 있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지금은 유명 식당의 수석 셰프와 함께하는 '파스타 만들기 마스터 클래스'부터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그래피티 워크숍, 건물에 상주하는 요가 강사가 진행하는 요가 클래스 등이 열리고 있다.
 
정부가 주목한 영국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 한국 공유주거시장 커진다
▲ 영국 런던 코리빙하우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 시네마룸 모습. <더콜렉티브 홈페이지>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는 심지어 '입주'하는 순간 직원들이 나서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다른 입주자들을 소개해주고 모임도 만들어주면서 적극적으로 커뮤니티 생활을 지원한다.

여기에 세탁과 청소, 식사 등 서비스도 제공된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는 현재 입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31세로 확실히 공유경제 개념에 익숙하고 '소유'보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실제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를 운영하는 영국의 주거 스타트업 더콜렉티브는 13여 년 전 당시 21살의 청년이었던 레자 머천트가 만든 기업이다.

레자 머천트 CEO는 2011년 1600파운드(약 250만 원)가량의 자금으로 첫 주택 지분을 사들여 임대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런던의 대학생 위주로 임대사업을 펼쳤고 그 뒤 도심 주거공간이 필요한 직장인으로 고객을 넓혔다.

2012년에는 더콜렉티브 사업을 구상해 단순한 임대에서 나아가 코리빙 스타트업으로 변신했다.

레자 머천트 CEO는 더콜렉티브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모님 집을 담보로 180만 파운드(약 28억 원)를 빌렸다. 해외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레자 머천트 CEO는 "더콜렉티브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무슨 대가든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레자 머천트 CEO는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를 건설한 뒤에는 546개의 방 하나하나에서 직접 생활하며 침대 옆 전등 스위치까지 하나하나 손봤다.

더콜렉티브는 현재 런던에서 장기간 주거가 가능한 코리빙하우스 '올드 오크'와 '카나리 워프'를 운영하고 있고 미국 뉴욕에서는 제지공장을 개조한 호텔(객실 125개)사업도 펼치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커뮤니티시설과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리빙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가격이 싸지 않더라도 새로운 경험, 편의성 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와 1인 가구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최근 공간개발 스타트업 유니언플레이스와 코리빙사업 공동시행과 운영을 위한 포괄적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유니언플레이스는 F&B(식음료), 스포츠, 어학, 유니언타운개발 등 4개의 사업부문을 두고 있는 디벨로퍼(부동산 개발)로 최근 선유도에서 유니언호텔사업도 시작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홈즈컴퍼니도 영국계 자산운용사 ICG와 합작법인(JV)를 설립해 코리빙 관련 사업에 최대 3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가 주목한 영국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 한국 공유주거시장 커진다
▲ SK디앤디가 서울 성동구 뚝섬로 341에서 운영하고 있는 코리빙하우스 '에피소드 성수 101'. < SK디앤디 홈페이지 >
SK, KT 등 대기업들도 코리빙사업에 진출했다. 

SK디앤디는 코리빙하우스 브랜드 '에피소드'를 통해 현재 에피소드 성수101, 성수121, 서초393, 강남262, 수유838, 신촌369 등을 비롯해 코리빙하우스 3800세대를 운영하고 있다. 2026년까지 서울 시내에 5만 세대 주거 클러스터를 형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KT그룹 계열사 KT에스테이트는 야놀자클라우드와 합작해 세운 '트러스테이'를 통해 코리빙하우스 브랜드 '헤이'를 키우고 있다. 트러스테이는 현재 헤이 군자점과 미아점을 운영하고 있고 3월에는 양천구에도 신정동점을 연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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