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3-02-20 15: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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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대형마트업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품을 선보인 덕분에 고객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
▲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좋은 물건 더 싸게'에 주력해 실적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강 사장은 앞으로도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이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하는 방식으로 실적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가 30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할인행사 '물가안정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행사는 '더리미티드'라는 이름으로 2월 초부터 진행되고 있다. 분기마다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생활용품을 선정해 정상가보다 최대 50% 할인한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인다는 것이 이마트의 설명이다.
현재 이마트가 이 프로젝트로 선보이고 있는 상품은 모두 48개다. 신선식품 15개, 가공식품 27개, 일상용품 6개 등이다.
이 상품들의 가격대를 보면 이마트가 프로젝트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일례로 이마트가 현재 '더리미티드'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는 의성 일품쌀 10kg의 가격은 2만1900원이다.
쿠팡이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이는 자체 브랜드 '곰곰'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쌀 10kg의 가격인 2만5690원보다 15%가량 저렴하다. 다른 대형마트나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이마트의 쌀보다 값싼 제품을 찾기 힘들다.
더리미티드 프로젝트로 출시된 백색란 30개입(대란) 가격은 5480원에 불과하다. 통상 7천 원대 안팎에 판매되고 있는 다른 계란 한 판과 비교해 확실하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마트의 더리미티드 프로젝트는 소비자 사이에서 '좋은 물건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행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고물가 시대에 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프로젝트 성과는 객관적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이마트에 따르면 더리미티드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 1차로 선보인 상품 48개 가운데 15개의 상품을 보면 19일까지 팔린 수량이 최초 계획과 비교해 50% 이상의 판매 진도율을 기록했다.
애초 이 상품들의 예상 판매 기한은 3월 말까지였으나 2주 남짓한 기간에 준비한 물량의 절반 이상이 팔렸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보면 더리미티드를 통해 나온 'CJ 햇반 아산 맑은 쌀밥 10입 기획'은 6만2천여 개 판매됐으며 '훈제 삼겹살'은 4만3천여 팩, '롯데 빈츠 2입 기획'은 7만5천여 개, '바이오늘 더 프리미에르 캡형 100매 물티슈'와 '남양 클린우유 900㎖', '직소싱 호두 700g' 등은 각각 15만 개, 11만7천 개, 11만 개가 팔렸다.
이마트의 이런 성과는 강 사장이 지난해 8월 공개한 '2022년 하반기 중점 추진 전략'이 시장에서 제대로 효과를 나타나고 있다는 말과 같다.
강 사장은 지난해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의 중점 추진 전략으로 '업의 본질 경쟁력 제고'를 제시하며 대표 품목을 상시 최저가로 운영하고 상품 매입의 주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좋은 물건을 더 싸게' 판매하겠다는 강 사장의 전략은 지난해 말 여러 대규모 할인행사에서 성과로 증명되기도 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18일부터 20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모든 점포에서 '쓱세일'이라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열었는데 애초 목표를 140% 초과하는 매출을 달성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대형마트에서 보기 힘든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을 정도로 고객 반응이 좋았다.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고객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섰으며 매장 안에서도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마트는 쓱세일의 목표 초과 달성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이마트 전 임직원들에게 일종의 성과급으로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기도 했다. 그만큼 확실한 성과가 나타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이런 성공의 연장선에서 지난해 12월31일과 올해 1월1일에 'DAY 1'이라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또 열었다. 당시에도 계란과 한우, 두부 등 주요 먹거리와 물티슈, 키친타월, 치약 등 생필품 가격을 최대 50% 할인해 고객들의 발걸음을 대거 모았다.
이마트에 따르면 DAY 1은 애초 목표보다 매출을 120% 달성했는데 이는 2021년 12월31일~2022년 1월1일과 비교해 매출이 15% 증가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대규모 할인행사는 곧바로 이마트의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
이마트는 2022년 4분기 할인점사업에서 총매출 3조1116억 원, 영업이익 619억 원을 냈다. 2021년 4분기보다 총매출은 5.8%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하며 수익 확대를 견인했다.
2022년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역성장하던 할인점사업부의 영업이익이 반등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기록이었다.
강 사장은 올해도 대형마트가 오프라인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는 전략을 꾸준히 밀고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가 최근 실적발표에서 공개한 올해 중점 전략을 살펴보면 '핵심 경쟁력의 강화를 통한 지속적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단독 및 한정상품 개발, 노브랜드 극가성비 역할 강화, 창립 30주년 테마 영업 총력 등이 담겨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더리미티드 상품은 이마트의 30년 상품 개발 역량을 총집결해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만든 상품으로 고물가 시대에 고객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 드릴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