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B2B(기업 사이 거래)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조 사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3'을 찾아 공간별 최적 솔루션 등 업계 동향과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며 B2B 사업의 중장기 전략과 현안을 챙기는 모습. |
[비즈니스포스트]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B2B(기업 사이 거래)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B2B사업이 성장하며 LG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실적 기여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 고객 저변을 확대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8일 LG전자에 따르면 조 사장은 B2B사업 확대를 위해 유럽에 이어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조 사장은 6~8일(현지 시각)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엑스포2023’을 참관하며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공조기술과 에너지 절약 고효율 솔루션, 원격제어가 가능한 스마트홈 플랫폼 등에서 B2B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조 사장은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톱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앞선 가전 기술력을 바탕으로 탁월한 고객경험을 선보여야 한다”며 “선진시장은 물론 성장시장까지 시스템에어컨 1위를 확대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런 조 사장의 계획에 따라 LG전자는 선진시장인 유럽과 북미는 물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남미, 중앙아시아 시장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현지에 최적화된 냉난방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B2B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더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앞서 조 사장은 올해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박람회 CES2023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전시회 ISE2023에도 방문해 현지 직원들과 고객사를 만나며 B2B 사업 현안들을 챙겼다.
CES2023에서는 GM과 마그나 등을 만나 전장 사업에 관해 논의했다. ISE2023에서는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일에 중점을 둔 것으로 전해진다.
조 사장은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버티컬(산업별 고객군)별 밸류체인을 심도 있게 연구해 LG전자만의 빼어난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차별화된 디스플레이는 물론 맞춤형 통합 솔루션으로 고객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가치까지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서비스 플랫폼 ‘LG 프로클라우드(Pro:Cloud)’를 활용해 수익성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통합 솔루션 수주를 늘리기로 했다.
조 사장이 연초부터 B2B 사업에 부쩍 힘을 주고 있는 것은 B2B가 LG전자 사업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LG전자의 B2B사업은 기업 거래를 전담하는 BS사업본부와 완성차기업 등을 고객으로 둔 VS(전장)사업본부가 주로 담당한다.
BS사업본부는 ID(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IT, 로봇, 전기차 충전 솔루션 분야 등 사업을 진행한다. VS사업본부는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시스템 등 전장 분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B2C 사업을 하는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도 B2B사업을 넓히고 있다. H&A사업본부는 시스템에어컨, 빌딩관리시스템, 빌트인 가전에서 기업고객을 상대한다. HE사업본부는 웹운영체제(webOs) 플랫폼사업 등에서 B2B사업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생활가전과 TV 등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사업 매출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B2C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B2B를 확대해 안정적 이익기반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2022년 연간기준 영업이익이 단 54억 원에 그쳤다. 4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손실 1075억 원을 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연간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조1296억 원을 거두며 선방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236억 원으로 이익 규모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변동이 심한 B2C 사업과 달리 B2B 사업은 고객단위 매출 규모가 크고 한 번 거래를 트면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 변동성의 영향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B2C와 비교하면 경기 민감도가 낮은 편인 점도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VS사업본부의 전장사업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여겨진다.
LG전자는 지난해 VS사업본부에서 매출 8조6496억 원, 영업이익 1696억 원을 냈다. 전체 매출(83조4673억 원) 전장사업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겼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BS사업본부도 매출 6조903억 원, 영업이익 252억 원을 거두며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의 높은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는 B2B의 실적 기여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VS사업본부의 전장부품과 BS사업본부의 IT 사업이 유럽 전기차 부품업체 가동률 상승과 B2B 매출 확대로 1분기부터 실적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