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이 LG에너지솔루션을 대신할 협력사를 찾아 미국 내 4번째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 배터리공장 내부. |
[비즈니스포스트] GM이 미국에 4번째 전기차 배터리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LG에너지솔루션을 대체할 새 협력사를 찾는 데 당분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에서 포드와 스텔란티스 등 기업과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SK온이나 삼성SDI가 GM의 새 배터리 협력사로 진입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1일 미국 지역언론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4번째 배터리공장 건설 계획이 무기한 연기된 데 대응해 적극적으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GM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밝히며 “새 배터리공장 건설은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며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훨씬 많은 공장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에 합작 배터리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미시건주와 테네시주 공장은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GM은 인디애나주에 4번째 공장을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었는데 최근 이런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며 사실상 백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혼다와 미국 내 배터리공장 설립을 결정하고 미시건주의 자체 공장 투자 계획도 추진하기 시작하며 비용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GM이 미국 내 4번째 공장 설립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은 LG에너지솔루션 이외에 다른 배터리 협력사와 손을 잡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디트로이트뉴스는 “GM은 어떤 배터리업체를 파트너로 삼을 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추가 협력 무산에도 여러 곳의 새 공장 설립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GM은 현재 인디애나 배터리공장 설립과 관련해 현지 당국의 인센티브 제공을 승인받았다. 이미 해당 공장이 들어설 후보지와 구체적 투자 규모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역언론 인사이드인디애나비즈니스에 따르면 현지 당국 관계자는 “GM이 다른 업체와 협력을 통해 배터리공장을 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GM이 새로운 배터리 협력사를 다급하게 찾아나설 가능성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GM은 2024년 상반기까지 40만 대, 2025년까지 100만 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런 목표치를 충족할 수 있는 리튬 소재 공급계약 체결도 마무리했다.
그러나 GM이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 물량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GM이 4번째 공장에 이어 추가 투자 가능성을 언급한 점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조감도. |
SK온과 삼성SDI 등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한국 배터리업체가 GM의 신규 배터리 협력사 후보에 가장 먼저 포함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미 미국에서 SK온은 포드와,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를 벌이고 있는 만큼 추가 투자에 적극적 태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배터리업체의 기술력이 세계시장에서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는 점도 SK온과 삼성SDI가 GM과 협력 기회를 잡을 만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CATL도 잠재적 후보로 거론된다. 파나소닉은 현재 테슬라와 미국 내 배터리 합작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CATL은 포드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파나소닉은 현재 미국에서 GM이 기존에 활용하지 않던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다소 낮은 선택지로 평가받는다.
CATL은 중국기업 특성상 미국 정치권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GM이 배터리 생산 협력을 추진하는 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GM이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노려 볼트EV 등 보급형 전기차 수요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치권의 반응을 매우 민감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의 빈 자리를 다른 한국 배터리업체가 채우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 다수의 고객사와 북미에 추가 투자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GM이 이런 고객사 가운데 포함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유력하다.
SK온은 최근 현대차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를 발표하는 등 북미 지역에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어 GM과 협력 가능성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GM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기차 출시와 생산 목표 달성은 결국 배터리 생산 능력에 달려 있다”며 “새 공장 가동이 시작될수록 출하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