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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빅4' 사회적책임 강화? 하나금융 빼곤 사회공헌 곳간 더 줄였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1-30 17: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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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5천억 원 재원 마련, 4천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 이자부담 완화 등 은행권이 고금리시대 연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은행업을 핵심으로 하는 4대 금융지주는 최근 몇 년 동안 순이익 확대에도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사회공헌 비용을 지속적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빅4' 사회적책임 강화? 하나금융 빼곤 사회공헌 곳간 더 줄였다
▲ 4대 금융지주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1년 사회공헌활동 투자를 2020년보다 8% 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강도 높은 ‘이자장사’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여주기 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 어린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30일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지난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2021년 사회공헌활동에 모두 6354억 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보다 8%, 2019년과 비교하면 11% 감소했다.

4대 금융지주는 기부나 지역사회 투자는 물론 임직원 봉사활동 투입시간까지 금액으로 환산해 매년 사회공헌활동에 들인 비용을 ESG 보고서에 담고 있다.

KB금융은 2021년 사회공헌활동에 1896억 원을 썼다고 밝혔다. 2020년보다 17%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이 2016억 원에서 1749억 원으로 13%, 우리금융이 1410억 원에서 1350억 원으로 4% 줄면서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하나은행 기준)은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사회공헌활동 투자비용이 2020년 1179억 원에서 2021년 1359억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역시 2019년 1408억 원과 비교하면 3% 가량 적은 규모다.

사회공헌 유형별 투자금액을 보면 코로나19로 임직원 봉사활동 환산액 등이 크게 줄었지만 현금 기부 규모도 적지 않게 감소했다.

2021년 유일하게 사회공헌 투자금액이 늘어난 하나금융도 현금 기부는 2020년 619억 원에서 2021년 542억 원으로 12% 줄었다.

4대 금융지주는 2021년 순이익 14조5천억 원을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20년보다 34% 늘었는데 사회공헌활동 관련 투자 규모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등의 사유로 인해 금융권 전반적으로 사회공헌금액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기재된 사회공헌금액은 각 사가 집계하는 기준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전체적인 사회공헌금액의 증감율을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는 전체 사회공헌활동 투자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각 지주 회장이 직접 맡아 이끌고 있는 주요 공익재단의 사업비 역시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KB금융공익재단은 2021년 사업비로 경제금융교육사업 22억 원, 장학교육문화사업 6억 원, 일자리정보제공사업 11억 원, 일반관리비 3억 원 등 모두 42억1천만 원을 썼다. 2020년 36억2천만 원보다 조금 늘었지만 2019년 49억6천만 원과 비교하면 20% 줄었다.

신한금융의 신한금융희망재단 역시 사업비가 2019년 406억 원에서 2020년 313억 원, 2021년 242억 원으로 감소했다.

우리금융의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사업비도 2019년 10억 원에서 2020년 9억8천만 원, 2021년 9억3천만 원으로 줄었다. 우리금융이 사회공헌활동 강화를 위해 지난해 새로 만든 우리금융미래재단은 아직 사업비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다.

주요 공익재단 활동 역시 하나금융만 사업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나눔재단은 2021년 사업비로 58억 원을 썼다. 2020년보다 31%, 2019년보다 18% 늘었다. 노인요양과 영유아보육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하나금융공익재단도 사업비가 2019년 105억 원에서 2020년 208억 원, 2021년 248억 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는 2022년에도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차이)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고액 성과급 비판 역시 이미 받고 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강한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사회공헌활동 투자를 지속해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민사회로부터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은행업은 공공성을 바탕으로 하는데 은행권의 사회공헌은 ‘언발에 오줌 누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적어도 지금처럼 금리인상으로 고통 받는 상황에서는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전세자금대출의 일정부분 이자 감면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지원 내용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지원사업을 새롭게 포장하거나 특정사업을 부풀려 4천억 원, 5천억 원 등 숫자만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4대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금융사 공통으로 하던 외부행사들이 많이 있었는데 코로나로 그런 대면 활동이 사라지면서 사회공헌활동 투자가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 시대가 끝난 만큼 다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KB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장들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나와 순이익 확대에도 사회공헌활동 투자를 줄였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고개를 숙이고 하나 같이 사회공헌활동 확대를 약속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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