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닌텐도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수직계열화 구조를 통해 애플과 비슷한 사업 모델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닌텐도가 개발해 판매하는 '스위치' 콘솔과 '마리오카트' 시리즈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닌텐도가 게임 콘솔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판매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통해 미국 애플과 유사한 사업 모델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블룸버그의 평가가 나왔다.
특히 2017년 처음 출시된 ‘스위치’가 전 세계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으며 애플 아이폰처럼 콘텐츠 매출 증가에 꾸준히 기여하는 중요한 수익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2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과 닌텐도가 2조 달러에 이르는 시가총액 차이에도 IT업계에서 서로 가장 닮은 기업으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닌텐도가 올해 스위치 콘솔의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늘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 이를 보여주는 근거로 꼽혔다.
2017년 3월 처음 판매를 시작한 뒤 6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제품의 생산을 확대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꼽힌다. 스위치가 그만큼 판매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닌텐도가 제시한 2023년 연간 스위치 예상 판매량은 1900만 대, 2022년 판매량 추정치는 2100만 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앞으로 스위치의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1억5천만 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최다 판매 콘솔이었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2’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스위치가 이처럼 장기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는 것은 닌텐도의 사업 구조를 고려할 때 더욱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포켓몬스터’와 ‘젤다의 전설’, ‘슈퍼마리오’와 ‘동물의 숲’ 시리즈 등 인기 게임 소프트웨어가 대부분 닌텐도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판매되는 구조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다.
플레이스테이션 콘솔 제조사인 소니는 게임 판매 등 유통을 담당하지만 이를 직접 개발하지 않고 거의 모든 게임을 외부 개발사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반면 닌텐도는 스위치와 같은 하드웨어 및 전용 소프트웨어 수직계열화 구조를 통해 이미 스위치를 구매한 소비자들에도 꾸준한 매출과 이익을 낼 수 있다.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 기반을 통해 앱스토어는 물론 애플뮤직과 애플TV플러스, 아이클라우드 등 자체 콘텐츠와 서비스 매출을 정기적으로 거두는 것과 비슷한 사업 모델에 해당한다.
블룸버그는 애플과 닌텐도가 모두 각자의 사업 분야에서 확실한 브랜드 경쟁력과 우수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이런 장점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iOS 운영체제를 보유하지 않거나 닌텐도가 슈퍼마리오와 같은 지식재산(IP)을 보유하지 않았다면 두 회사 모두 제품을 판매하는 데 큰 약점을 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애플과 닌텐도 팬덤이 모두 강력해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초반 수요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닌텐도 스위치는 결국 아시아의 애플 아이폰과 같은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두 기업 모두 지난 40년 동안 구축한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의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