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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당심' 믿고 '윤심'에 맞서나, 국민의힘 당권 도전 중대기로에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3-01-08 16: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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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놓고 중대기로에 섰다.

대통령실이 윤석열 정부와 나경원 부위원장의 철학이 맞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보이면서 나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9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나경원</a> '당심' 믿고 '윤심'에 맞서나, 국민의힘 당권 도전 중대기로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국민의힘 당대표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나경원 부위원장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며 "어떤 정부 정책이든 완성하고 결정해나가는 과정은 결코 간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그러면서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어찌 됐든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출산 대책을 놓고 대통령실과 불협화음이 일면서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이를 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나 부위원장은 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출산 시 대출 이자와 원금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의 출산 지원정책을 언급했다.

이후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 개인 의견'이라며 이례적으로 공개 반박을 하자 나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부정적 신호를 내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친윤(친윤석열) 당권주자 사이 교통정리를 매듭짓기 위해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런 대통령실의 반응이 나 부위원장의 언론 인터뷰 직후였다는 점도 '불출마 요구'란 해석에 힘이 실었다.

앞서 나 부위원장은 6일 KBC광주방송과 인터뷰에서 "최근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게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마음을 조금 굳혀가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의 인터뷰가 보도된 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나경원 부위원장이 전날 간담회에서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 면제하는 방향은 개인 의견이다"며 "정부 정책과 무관하며 오히려 정부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복지 정책은 현금성 지원이 아닌 사회서비스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나 부위원장에게 컨트롤타워 역할을 믿고 맡겼는데 나 부위원장이 오히려 당권 도전을 시사하며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낸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당 안팎에서도 나 부위원장의 행보를 놓고 부정적 반응이 적지 않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6일 페이스북에 "두 자리를 놓고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도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며 "어느 자리든 한 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공직자가 공직에 충실해야지 다리는 공직에 걸쳐놓고 당 행사나 모임에 가서 마이크 잡고 그렇게 하면 임명권자를 욕보이는 것이다"며 "대통령실에서 일거에 '당신은 안 된다'라며 잘라버린 것이라며 이것은 대통령 뜻"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은 7일 페이스북에 "한 마디로 그는 그(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의 부위원장이라는 고위직에 조금도 맞지 않는 사람"이라며 "조속히 사표를 제출하는 것이 옳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 부위원장의 행보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것은 그의 당대표 출마 여부가 판세를 가를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나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다른 주자들에 상당한 격차로 앞서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당대표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나 부위원장은 30.5%로 1위를 차지했다. 김기현 의원은 18.2%, 안철수 의원은 16.5%로 조사됐다. 

김기현 의원이 친윤 대표주자로 발돋움하려는 상황에서 범 친윤계로 분류되는 나 부위원장이 당대표 경선에 나선다면 친윤 진영의 표가 갈릴 수 있다. 이에 당내 친윤 주류에서는 비윤 유승민 전 의원이나 최근 친윤계와 거리가 다소 멀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안철수 의원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나 부위원장으로선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 부위원장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아 나 부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신뢰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또한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를 맡은 지 두 달여 밖에 안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암묵적 동의가 없다면  당권 도전을 위해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나 부위원장으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당내 부정적 기류에도 출마한다면 '윤심'과 맞서야 한다는 점에서 당 대표가 돼도 득이 될 게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나 부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접고 정책 행보에 매진하다 내각에 입각하는 게 실익이 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친윤계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이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 두 개를 한꺼번에 줬다"며 "3개월이 안 됐는데 그냥 접고 나온다면 굉장히 부담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치는 진중하고 길게 보는 게 맞다"며 "인구 문제에 집중해 결과물을 내 윤석열 정부 성공에 큰 공헌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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