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친문계와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사진 왼쪽)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경남 양산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단체 사진 촬영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이 약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 대표로서는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친문’(친
문재인)계와 연대를 강화하면서 당내 결속을 도모하고 ‘단일대오’의 균열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2일 오전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과 1시간40여분 동안 환담을 나눴다. 두 사람의 만남은 8월29일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4개월여 만이다.
민주당은 이날 이 대표의 문 전 대통령 예방에 관해 민주당 전직 대통령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는 관례상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 본인과 야당 인사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친문계와의 결속을 다지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정부에서 청년비서관을 지낸 박성민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이재명 대표와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민주당 당원 분들이 분명히 있다”며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지지층 결집 효과가 어느 정도는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여기에 더해 문 전 대통령 측도
윤석열정부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의 단일대오 구축에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정부는 ‘
문재인케어’를 비판하며 사실상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또 검찰의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수사에 이어 감사원이 최근
문재인정부의 통계왜곡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만남에서 현 정부 정책을 ‘민생·안보 위기’, ‘민주주의 후퇴’ 등으로 규정하는 데 공감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로서는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있어 친문계와 결속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상민 의원이나 김종민 의원 등 민주당 내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 개인의 ‘사법리스크’를 민주당이 함께 짊어질 수 없다며 리더십에 관한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최근 이 대표의 ‘탈당’을 언급하기도 했다.
비명계 의원 대부분이 친문계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할 때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지지한다면 ‘비명’계의 목소리들은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민생경제가 참 어려운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민생경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문계와 결속을 도모하려는 이 대표에게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최근 물러난 노웅래 민주연구원장의 후임으로 정태호 의원을 임명하며 당직 인선에서도 친문계와 접점을 늘려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정 의원은
문재인정부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맡은 핵심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전날 신년인사회에서 “
이재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승리의 역사를 만드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우리는 하나다,
이재명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
윤석열정부의 수사에 관해서 (당내) 대부분은 위기감을 갖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 입장에서는 힘을 합쳐서 대응을 할 때다”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