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청이 온실가스가 지금과 비슷하게 배출되면 21세기 안에 남부지방에선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7월 열대야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온실가스가 지금과 비슷하게 배출되면 21세기 안에 대구의 폭염일 수는 120일에 달하며 제주는 서리가 끼는 날이 사라질 것이라고 기상청이 전망했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지역별 기후변화 전망’을 29일 공개했다.
이번 전망에는 국내 17개 광역시도, 220여 개 시군구, 3500여 개 읍면동의 정보가 포함됐다. 이번에 발표된 기후변화 전망 정보는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기후관련 정책 수립에 활용된다.
기상청은 21세기 후반기로 갈수록 봄의 시작일은 빨라지고 여름은 길어지며 겨울은 짧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게 배출하면 21세기 후반기에는 전북·전남·경남·제주 등 8개 광역시도에서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한파가 사라지는 것이다. 한파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날을 의미한다.
기상청은 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게 배출하면 21세기 후반기에는 강원, 충북, 경기, 경북을 뺀 나머지 광역지자체의 한파일 수가 0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한파일 수는 강원(2.6일) 빼고는 모두 0의 자리에서 머물렀다.
한파와 마찬가지로 서리일 수도 크게 줄 것으로 봤다. 현재 서울에서 89.8로 기록되고 있는 서리일 수는 21세기 후반기에는 33.7일로 반 이상 줄게 된다.
제주의 경우 현재 서리일 수가 10.1일이지만, 이대로 가게 되면 21세기 후반기에는 서리일 수조차 '0'에 수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폭염과 열대야일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 21세기 후반기 (2081-2100년) 17개 광역시도별 미래 연평균기온 전망. 연 평균 기온이 18도를 초과해 오른쪽 사진(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게 배출하는 경우)이 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다. <기상청> |
기상청은 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게 배출하면 폭염일 수는 현재 4.8~32.4일에서 21세기 후반기에는 69.1~120.1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열대야 역시 는다. 열대야일 수는 현재 2.2~22.5일에서 55.2~103.3일로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됐다.
서울은 현재 11.3일에서 21세기 후반기에 96.1일로, 대구는 현재 32.4일에서 21세기 후반기에 120.1일로 열대야가 증가한다.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내내 열대야와 씨름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연 평균기온은 현재 13.1도에서 6.7도 올라 19.8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 강수량은 현재(1270.1mm)에서 293.5mm가 늘어난 1563.6mm가 된다.
경남의 연 평균기온은 현재 16.1도지만, 21세기 후반기에는 5.8도가 올라 21.9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 강수량은 현재(1758.5mm)보다 378.8mm가 늘어난 2137.3mm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