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2022-12-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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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주류로 평가받던 서브컬처 게임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주류 게임으로 올라섰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은 '서브컬처'를 지배적 문화와 달리 특정 집단에서 생겨나는 독특한 문화라고 해설한다.
게임업계에서는 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수집 및 육성하는 장르를 서브컬처 게임이라고 부른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서브컬처 게임이 매출 상위권에 포진하며 주류 게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25일 게임업계에서는 서브컬처 게임이 더 이상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 아닌 만큼 '서브(하위)'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2월23일 구글플레이 실시간 매출 순위에서 10위 안에 포진한 서브컬처 게임은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프리티 더비'와 중국게임사 즈롱게임즈의 '아르케랜드',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니케' 등 3개다.
10위 안에 있는 다른 게임들을 살펴보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 카카오게임즈의 '오딘:발할라 라이징', 넥슨코리아의 '히트2' 등 6개가 있는데 모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나머지 하나는 싱가포르 소재 게임개발사 하비(Habby)가 출시한 서바이벌 슈팅게임 '탕탕특공대'다.
구글플레이 주간 매출 순위로 보면 서브컬처 게임은 중국게임사 호요버스의 '원신'까지 포함해 4개로 늘어난다.
서브컬처 게임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다음으로 인기가 있는 게임 장르로 자리 잡은 셈이다.
국내에서 '오타쿠 게임'으로 불리며 비주류 취급을 받아왔던 서브컬처 게임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7년 중국 게임개발사 선본네트워크테크놀로지의 '소녀전선'과 호요버스의 '붕괴3rd', 넷마블의 '페이트그랜드오더' 등이 매출 상위권에 올라서면서부터다.
2019년 중국게임개발사 하이퍼그리프가 만든 '명일방주’도 한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 인기를 얻었고 2020년 국내에 도입된 중국게임개발사 호요버스의 '원신'은 출시 초기부터 흥행에 성공해 출시 2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실시간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를 6월부터 국내에 배급하기 시작했는데 이 게임은 출시되자마자 게임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한국 이용자 차별 논란으로 한 때 순위가 60위권으로 추락하기도 했으나 현재 다시 10위 안에 진입했다.
중국게임개발사 아이스노게임즈의 '무기미도'는 올해 10월 국내에 출시돼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시프트업이 개발해 지난달 초 출시한 '승리의 여신:니케'는 출시 당일 전 세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 다운로드 순위에서 5위, 국내 기준으로는 1위를 차지했다. 이후 한 달 만에 글로벌 매출 1억 달러를 달성했고 국내 모바일게임 11월 매출 순위에서는 '리니지M'과 '리니지W'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즈롱게임즈가 개발해 12월7일 출시된 서브컬처풍 게임 '아르케랜드'도 출시 초반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아르케랜드'가 넘지 못한 모바일게임은 '리니지' 시리즈와 '오딘:발할라 라이징'뿐이다.
▲ 11월18일 부산 벡스코 지스타2022 제2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호요버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브컬처 게임의 인기는 지난달 열린 지스타2022에서도 증명됐다.
'원신'과 '붕괴3rd'를 개발한 호요버스의 부스에는 굿즈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한정판 굿즈가 30분 만에 완판됐다. 호요버스 게임의 캐릭터로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승리의 여신:니케'의 국내 서비스를 담당한 레벨인피니트의 부스 앞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올해 지스타 현장에서 호요버스와 레벨인피니트 부스가 위치한 제2전시관이 넥슨과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이 있는 제1전시관 못지않게 붐빈 것은 네오위즈의 신작 'P의 거짓'뿐만 아니라 '원신'과 '승리의 여신:니케' 덕분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런 흐름을 등에 업고 카카오게임즈는 서브컬처 신작 '에버소울'로 2023년의 포문을 연다.
'에버소울'은 국내 스타트업 나인아크에서 개발해 카카오게임즈가 한국 및 글로벌 배급을 담당한다. 인류가 멸망한 미래의 지구에서 미소녀 정령 캐릭터를 수집해 전투를 치르고 세계를 구하는 세계관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에버소울'은 지스타2022와 AGF2022 등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이용자와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글로벌 사전예약 13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