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기업일반

최태원 사외이사 역할 강화 진심, SK그룹 이사회 '까칠한 목소리' 커진다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12-19 15:27:55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SK그룹이 사외이사의 권한과 전문성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랫동안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는데 ‘거수기’가 아닌 까칠한 ‘감시자’로서 역할을 맡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사외이사 역할 강화 진심, SK그룹 이사회 '까칠한 목소리' 커진다
▲ SK그룹이 사외이사의 권한과 전문성을 대폭 강화하면서 '거수기 이사회'가 점차 사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1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사외이사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하는 오너경영인으로 최태원 회장이 첫손에 꼽힌다. 

사외이사는 기업과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이사로서 기업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우리나라에는 1997년 말 외완위기 이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장치로 사외이사 제도가 도입됐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외이사는 오랫동안 ‘거수기’ 역할을 하는 데 그쳤다. 사외이사들이 인적 네트워크나 잠재적인 이해관계에서 기업 오너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 아래 놓인 점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수년 동안 대기업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은 거의 99%로 사실상 견제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면 우선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넘어야 하는데 SK그룹은 이를 가장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과반수가 넘는다고 독립성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외이사가 이사회 내에서 실효성 있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건으로 여겨진다.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이사회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인 염재호 고려대학교 교수가 맡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도 분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을 2023년 7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까지 내놓았다. 글로벌 지배구조 평가기관들은 일반적으로 이사회의 75%를 사외이사로 구성하라고 권고하는데 글로벌 기준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의 이사회는 평균적으로 사외이사 비율이 50% 정도에 그친다. 반면 미국 S&P500 지수에 포함된 주요 기업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율은 평균 86%에 이른다.

미국에는 최고경영자(CEO)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외이사로 이사회 구성원을 채우는 기업도 많다. 애플 이사회는 팀 쿡 CEO와 사외이사 8명으로 이뤄져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12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는 사티아 나델라 CEO 한 명 뿐이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내에서 역할을 강화되려면 절대적인 숫자 확대와 더불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는데 SK그룹은 이를 위해서도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SK그룹은 2023년부터 사외이사 후보군 제도를 도입해 사외이사 후보를 미리 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두겠다는 것이다.

또 계열사 전체의 사외이사가 국내외 산업 동향을 연구하고 논의하는 ‘디렉터스 서밋’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21년 10월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3차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에서 “거버넌스 스토리의 핵심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시장에 증명해 장기적 신뢰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앞으로 사외이사들이 CEO와 함께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시장과 소통하고 내부 구성원들과도 소통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SK그룹 계열사에서는 사외이사들이 독립적인 투표권을 행사함으로써 기업의 주요 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례가 종종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에서는 올해 11월23일 'SK에코플랜트와 거래안'이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왔으나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보류됐다. 현재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에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돼 있다.

2021년 11월에는 SK네트웍스 이사회 8명 중 과반인 5명이 반대표를 던져 매트리스 제조업체 지누스 인수건이 무산되기도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최태원 회장의 반대에도 다른 이사들의 찬성으로 SK의 ‘H사 추가 투자’ 안건이 통과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물론 여전히 국내 재계 10대그룹 계열사 이사회에서 올라오는 안건의 가결률은 99%에 이르며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 역시 흔하지 않다.

하지만 SK그룹을 시작으로 국내 기업들도 내부규정 정비 등 수동적인 역할만 담당하던 사외이사의 역할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점차 변화가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거버넌스는 2022년 9월에 발간한 ‘2022 이사회 트렌드 리포트’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역할의 선진화는 반드시, 그리고 빠르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며 “E(환경)와 S(사회) 측면의 성공적인 경영은 G(지배구조)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 핵심에 이사회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최신기사

야당 6당 두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출, 14일 오후 5시 표결
우리은행 고강도 인사 쇄신, 부행장 줄이고 70년대생 전진배치
미국 생물보안법안 연내 통과 진행형, 외신 "예산 지속 결의안에 포함땐 가능"
국회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가결, 국민의힘 반대당론에도 이탈표 나와
GM CFO "LG엔솔-GM 오하이오 배터리공장 가동률 80%, 테네시 40%"
서울 아파트값 38주 연속 상승, 대출규제 영향에 관망세 짙어져 상승폭 축소
[오늘의 주목주] '테슬라 효과' LG에너지솔루션 7% 올라, 펩트론 상한가
현대차 "중국 포기 못해" 중국 BAIC와 현지 합작 1.6조 투자, EREV 등 전기..
구글 지주사 알파벳 주가 사상 최고치, 트럼프 '빅테크 규제' 기류 변화 가능성
대법원 판결에 '조국 돌풍' 일단 멈춤, 조국혁신당 운명엔 짙은 그림자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