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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SK바사 '탄소감축 육하원칙', 목적지 같지만 가는 길은 달라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2-12-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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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SK바사 '탄소감축 육하원칙', 목적지 같지만 가는 길은 달라
▲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구체적인 탄소 감축 목표 및 계획을 수립해 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이 6가지를 육하원칙이라고 한다.

육하원칙은 보통 언론에서 기사를 쓸 때 주로 강조되는 요소지만 사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도 필요하다. 특히 친환경(E) 분야가 그렇다. 글로벌 기후위기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만큼 구체적인 목표 수준과 기한, 방법을 정한 로드맵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국내 대표적 바이오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탄소 감축 육하원칙'을 세우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비교적 ESG경영의 정착이 늦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모범사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탄소 중립, 삼성바이오로직스 '한 계단씩' SK바이오사이언스 '과감하게' 

장기적으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탄소 감축 목표는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언제'에서 조금 차이가 난다.

두 기업 모두 사업장과 공급망 전반의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시점을 2050년으로 잡았다. 2050년에는 회사가 직접 발생시키는 탄소뿐 아니라 협력사 등에서 나오는 탄소마저 대폭 줄여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것과 무관치 않다.

다만 여기까지 가는 중간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어디서'를 놓고 서로 다른 방법론을 선택했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0년 사업장 내 탄소 중립 32%를 달성하고 공급망 탄소 배출량을 기존보다 35.2%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에너지원의 3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세운 숫자는 훨씬 급진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31년 탄소 중립 100%를 목표로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예정됐다.

이런 차이는 새로운 에너지원 발굴의 유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방법론으로 볼 수 있는 '어떻게'에서도 두 회사는 차이가 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수소 에너지에 주목했다. 현재 주요 사업장인 안동 백신 공장은 천연가스(LNG) 보일러에서 대부분의 탄소를 배출한다. 여기서 사용되는 천연가스를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수소로 전환해 2031년에는 완전히 수소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사업장 에너지 효율 제고와 공정 최적화, 태양광 시스템 설치 등을 통해 탄소 발생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예를 들어 최근 부분가동된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공장인 송도 4공장에는 전력 생산이 가능한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앞으로 새 공장이 들어설 제2 바이오캠퍼스에도 이런 친환경 설계가 반영된다.

물론 두 기업의 탄소 저감 전략에서 공통되는 부분도 존재한다.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구매계약(PPA) 체결,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 등이 그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탄소 중립을 위해 협력사와 발을 맞춰야 한다는 데도 공감하고 있다. 기업과 공급망을 통틀어 발생하는 전체 탄소 배출량을 추산하면 기업이 직접 관여하지 않는 부분의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현재 협력사들이 전체 탄소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요 협력사들과 탄소 배출량을 공개하고 공급망 모든 분야의 탄소 배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최근 체결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협력사의 탄소 배출 및 감축 계획 정보를 수집하고 공동 감축을 위한 계획 수립, 외부 선언 등을 이행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삼바 SK바사 '탄소감축 육하원칙', 목적지 같지만 가는 길은 달라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장 탄소 저감 목표(왼쪽)와 공급망 탄소 저감 목표. <삼성바이오로직스>
◆ 탄소 중립 '왜'의 정답은 글로벌 정세에서, 실리적인 이유가 있다


탄소 감축 육하원칙의 마지막인 '왜'에 대해서는 두 회사가 모두 같은 답을 갖고 있다. 글로벌 정세 변화라는 경영 환경은 공통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ESG경영은 모든 산업계에서 지켜야 할 기준으로 자리잡는 중이다. 이는 단순히 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다는 목적과 별개로 ESG 준수 여부가 기업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기인한다.

유럽연합(EU), 미국, 한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중국마저도 2060년 탄소 중립을 약속했다. 이대로 탄소 배출 현황을 방치하면 지구 온도가 지속해서 올라가 결국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이런 정책은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ESG를 향해 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2021년 8월 보고서를 통해 “책임투자의 확산과 함께 글로벌 ESG 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돼 2012년 13조3천억 달러에서 2016년 22조8천억 달러, 2018년 30조7천억 달러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와 자산운용사는 ESG 이슈를 투자에 접목하고 이후 투자 대상 회사가 ESG 이슈를 적절하게 처리하도록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책임투자를 이행한다”고 분석했다.

친환경 필요성과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졌던 바이오산업도 앞으로는 'ESG 대세'에 적응해야 한다. 

올해 2월 미국 로펌 펜윅앤웨스트가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오기업 투자자 중 92%는 앞으로 ESG 관련 공시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 중 56%는 고객들로부터 투자 포트폴리오에 ESG경영 기업을 포함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다만 시가총액 13억~46억 달러 규모인 미국 바이오기업 50개 중 공시에 ESG를 언급한 사례는 3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도 바이오 분야 ESG경영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ESG경영 자체가 기업에 이익이 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수소에너지 도입 등을 통해 2028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약 12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 인프라가 안정된 뒤에는 이익 폭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한솔 기자
 
삼바 SK바사 '탄소감축 육하원칙', 목적지 같지만 가는 길은 달라
▲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정 시점 이후로 탄소 중립에 투자하는 비용보다 더 많은 에너지 및 탄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스코프1'은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탄소를, '스코프2'는 에너지원 등을 통해 간접 배출하는 탄소를 뜻한다. < SK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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